KG그룹-파빌리온PE·쌍방울그룹· 이앨비엔티, 쌍용차 인수제안서 제출
자금 동원 관건…완성차업체 운영 능력 부재에 정상화 물음표 시각도
쌍용차 인수전에 KG그룹-파빌리온PE, 쌍방울그룹, 이앨비엔티 등 3곳이 뛰어들었다. 이번 매각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인수 자금 확보 여부가 승자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규모가 크지 않아 인수 이후 운영자금 투입 여력에 대해 의문부호가 찍히는데다, 자동차 제조 경험도 전무해 새주인이 된다 하더라도 쌍용차 정상화를 과연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앞서 2주간의 쌍용차 예비실사를 마친 인수 후보 4곳은 이날 인수제안서를 매각 주간사에 제출했다. 파빌리온PE는 KG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인수전은 3파전으로 압축됐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M&A(인수·합병)가 무산된 쌍용차는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뒤 이르면 13일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조건부 계약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매수권자를 정해 두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조건부 인수 예정자 선정 후엔 다시 본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자금 조달 실패로 M&A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쌍용차 측은 인수 금액 뿐 아니라 자금 증빙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또 전기차 전환 등 미래 사업 계획과 인수 이후 운영자금 조달 계획 등도 면밀히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측은 인수 전 운영자금 대여도 인수 조건으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금액을 4000~6000억원 사이로 전망한다. 쌍용차가 갚아야 할 빚은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 등 1조5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운영자금도 최소 3000억원 가량 투입돼야 한다.
인수대금으로 회생 담보권과 회생채권을 변제해야 한다.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가 제안했던 금액인 3049억 원 보다 많은 금액을 인수자가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금력을 고려하면 KG그룹이 가장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체 자금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KG그룹은 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조합으로 KG그룹은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인수전엔 파빌리온PE도 가세했다.
쌍용차 인수 성공 시 화학(경기화학), 프랜차이즈업(할리스커피, KFC), 철강업(동부제철) 뿐 아니라 자동차까지 폭넓은 사업군을 아우를 수 있게 된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이 KH필룩스와 관계사인 KH E&T(KH건설) 컨소시엄을 이뤄 딜에 참여하고 있다.
전기차업체 이앨비앤티도 의욕적이다. 이앨비앤티는 지난해 사모펀드 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린 바 있다.
다만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들은 자금 동원력과 자동차 제조사 운영 경험 부재가 공통적인 문제로 떠오른다. 쌍방울그룹의 경우 광림이 특장차를 맡고 있지만 상용차 기반의 특수 차량이기 때문에 쌍용차가 판매하는 승용 SUV 제조와는 거리가 있다.
이들은 사업군 확대와 전기차 시너지 기대라는 인수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 톱5 완성차라는 브랜드 이미지 외에 당장 얻을 실익은 적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수 이후 막대한 자금을 약속하며 쌍용차 정상화까지 책임있게 끌고나가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후보군도 아직까지 없다.
한편 쌍용차 재매각 추진은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매각공고(5월 하순)→인수제안서 접수 및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6월 말)→투자계약 체결(7월 초)→회생계획안 제출(7월 하순)→관계인집회 및 회생계획안 인가(8월 하순)의 일정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