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한미약품 '롤론티스' 등 美 FDA 연내 승인 유력
대웅제약·HK이노엔 중국, 인도 등 진출 활발
국내 신약들이 해외 무대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이동이 제한돼 원활하지 않았던 해외 진출이 물꼬를 틀 전망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된 신약 37개 중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국산 신약은 유한양행 '렉라자', 한미약품 '롤론티스', 대웅제약 '펙수클루', 셀트리온 '렉키로나', 한림제약 '브론패스' 등 5개다. 이들 신약은 내수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먼저 렉라자와 롤론티스 등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FDA 승인은 신약이 해외로 뻗어나가기 위한 필수코스로 불린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승인 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FDA를 통과한 신약은 유럽 등에서도 허가를 받아내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은 7개로, 2019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출시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는 연내 미국 FDA 승인이 기대된다. 국산 신약 31호인 렉라자는 1∼2세대 EGFR 표적 치료제를 복용하며 생긴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3세대 표적 치료제다. 유한양행의 공동개발사인 얀센이 렉라자와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글로벌 병용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상업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신약 2종도 미국시장 진출이 임박한 상황이다. FDA는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포지오티닙'의 시판허가 여부를 각각 9월9일, 11월24일 전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FDA의 시판허가가 나면 롤론티스는 3조원대에 달하는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국내에선 지난해 3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급성장 중인 중국·인도 진출도 활발
HK이노엔은 국내 30호 신약인 '케이캡'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 케이캡의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세계 4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인 인도에도 진출한다. 인도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9000억원으로, 중국(3조1000억원), 미국(2조8000억원), 일본(2조1000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최근 판매에 돌입한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매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2028년까지 유럽을 포함한 100개국에 케이캡을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산 신약 34호인 펙수클루의 해외 진출도 가속도가 붙었다. 앞서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을 중국 제약사 상해하이니에 38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현재 현지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엔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펙수클루정은 지난해 12월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상반기 내에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