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제시될 듯
주요 기관 성장률 전망치 큰 하향곡선
5월 소비자물가 5.4%…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정부, 경제성장률 ‘현실화’해 발표할까
정부가 이달 중순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중반대로 크게 낮춰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예상했던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 쯤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개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경제정책방향 수립에 앞서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말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장기화됐고 이로인해 물가까지 크게 오르면서 성장률 하향조정 압박이 커졌다.
실제 주요 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을 3.0%에서 2.8%로 내렸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해 11월 2.9%를 제시했는데 2.6%로 내렸으며, 국회예산정책처도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국제통화기금(IMF)은 3.0%에서 2.5%까지 0.5%포인트 낮춰잡았다.
게다가 최근 발표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 소비, 투자 부문이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5월 소비자물가도 5.4%를 기록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를 돌파했다. 특히 서민들이 민감한 외식 가격 상승률은 7.4%를 기록하면서 IMF 외환위기 당시 1998년 3월 (7.6%)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제 심리가 점차 둔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월 대비 증감률이 0.0%였던 것을 감안하면 다음 달에도 5%대 물가상승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역시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6%대 물가 상승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실 국민 입장에서 5%, 6% 그런 숫자가 큰 의미가 없다. 국민이 겪는 물가는 그것보다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전 정부는 정책효과 등을 반영해 사실상 성장률을 ‘목표치’를 제시해 왔다. 코로나19 확산 첫 해 주요기관들은 경제성장률에 대해 마이너스 전망치를 내놨지만, 정부는 나홀로 플러스 전망치를 고수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새 정부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2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확하고 냉철한 분석은 고품질 정책 마련의 첫 단계”라며 “담당 업무에 대해 좋은 면만 보이려 하지 말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경제성장률도 목표치가 아닌 전망치로 현실화 시켜 발표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