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임기 내세우는 건 후안무치"
권성동 "철학 안 맞는데 왜 연명하나"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돼 여전히 임기가 남아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가권익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철학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현 정부의 국정 과제에 동의하지 않는 인사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정치 도의상 맞다는 취지에서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지난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에서 코드 인사로 임명된 정무직들은 당연 퇴직이 상당함에도 임기를 내세워 버티겠다는 건 후안무치"라며 "정부 성격도 다르고 통치 방향도 다른데 굳이 임기를 채우겠다는 건 몽니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출연한 MBC라디오에서 두 기관장에 대해 "행정부 수장과 철학도 맞지 않는 사람들이 그 밑에서 왜 자리를 연명하나"라며 "그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철학에 동의해 그 자리에 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과 한 위원장의 임기는 각각 내년 6월, 7월까지다. 특히 언론 문제를 다루는 한 위원장의 경우 자진사퇴 압박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이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였던 점과 그간 방통위가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 보도를 한 방송사에 주의 처분을 주는 등 압력을 가했던 점 등을 들며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이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한 위원장에 대해 "지난 2월 경기방송 신규 방송 사업자 공모에서 도로교통공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돌연 자격에 맞지 않는다며 허가를 보류했다. 한 위원장과 기본적 ABC도 놓치는 방통위의 무능,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출신이 한 것"이라며 "임명 당시부터 매우 편파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인물로 '언론계의 조국'이라고 비판받은 인사"라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17일 전현희·한상혁 위원장의 자진사퇴와 관련한 질문에서 "임기가 있으니 자기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필수 요원도 아닌 사람들이 와서 앉아있으면 다른 국무위원들이 이야기를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발언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국무회의를 소집하면서 두 기관장을 불참시켰다. 필수 참석 대상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회의에 참석해 왔다는 점에서 불참 통보는 사실상 우회적인 사퇴 종용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전현희·한상혁 위원장 모두 보장된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정해진 공공기관장의 3년 임기를 대통령 임기에 맞춘 2년 6개월 또는 5년으로 고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