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선마저 무너진 코스피...환율 1310원 돌파
이달 韓-美 금리 인상 예고...한여름 폭풍우 예고
코스피지수가 1년 8개월여만에 2300선이 붕괴된 채 마감하는 등 증시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10원선을 넘어서 연고점을 경시하는 등 금융시장 리스크가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양상이다.
이달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나란히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올 여름 금융 시장에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6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49.77p(2.13%) 하락한 2292.0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300선이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0월30일(2267.15) 이후 1년 8개월여만이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면서 지난 1일과 4일에 이어 이달에만 세번째로 장중에 2300선이 무너지더니 장 막판 급락하며 끝내 23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마감했다.
기관이 6235억원의 순매도로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외국인도 314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동조했다. 개인만 8972억원 순매수로 나홀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약보합세를 보이며 75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2포인트(0.84%) 하락한 744.63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경기침체 우려와 기술주 상승이 겹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지만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 둔화 기대와 수요 감소 우려가 혼재돼 있는 상황으로 중국 내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며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해 2분기 실적 시즌이 중요해진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연일 증시가 추락하는 가운데 환율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장중 한때 1310원선을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6원 오른 1306.3원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8.2원 오른 1308.5원에 출발해 장 초반 1311.5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30일 기록한 연고점(1303.7원)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다.
최근 환율 상승세는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환율 상승→외국인 주식 매도→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걸려 해외로의 자본 유출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증시 급락과 환율 급등으로 금융 시장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예고한 터라 시장에 태풍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단행이 유력한 상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서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근거는 충분히 마련됐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을 단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말 회의에서도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50~1.75%)이 동일한 상황에서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해도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하면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금리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자본의 특성상, 국내에서 해외로의 자본 유출 심화는 불가피하다. 최근 증시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고 그만큼 환율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를 우려해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시장 기대대비 완화적인 스탠스로의 전환이 나오지 않는 이상 경기하강 우려에서 유발되는 강달러 압력도 단기간 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한 상태이나 당분간 상단을 열어놓고 제반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