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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쏟아지는 BL 드라마…새로운 ‘가능성’ 보여줄까


입력 2022.07.08 15:28 수정 2022.07.08 15:2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신입사원’→국내 최초 BL 시트콤까지

‘시멘틱 에러’ 이후 쏟아지는 BL 콘텐츠

최근 왓챠에서 공개되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시멘틱 에러’ 이후 남성들 간의 사랑을 다루는 BL 드라마의 제작이 활발해지고 있다. 소수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던 BL 장르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반대로 마니아들의 호응이 필요한 장르인 만큼,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들도 있다.


올해 초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멘틱 에러’는 공개 당시 깜짝 흥행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었다. 컴공과 ‘아싸’ 추상우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안하무인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 극과 극 청춘들의 캠퍼스 로맨스를 다룬 이 드라마는 이미 흥행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면서 마니아들의 관심은 일찌감치 받던 작품이었다.


장르 특성상 ‘시멘틱 에러’가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첫 공개 후 왓챠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일으키며 반전 흥행작에 등극했다. 인기에 힘입어 현재 8개 에피소드를 1편으로 축약한 극장판 개봉까지도 앞두고 있다.


‘시멘틱 에러’ 이전에도 웹드라마로 꾸준히 제작되며 나름의 시장층을 형성 중인 BL 장르였지만, 일부 시청층을 뛰어넘어 대중적인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작품이 증명한 것이다.


이후 BL드라마의 제작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NEW의 영화사업부가 BL드라마 4편을 시작으로 웹IP 기반 콘텐츠 제작 및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블루밍’이 공개됐으며 ‘따라바람’, ‘본 아페티’ 등도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나의 별에게2’가 티빙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국내 최초 BL 시트콤 ‘하숙집 오!번지’가 시즌을 통해 공개 중이다. ‘시멘틱 에러’로 BL 열풍을 끌어낸 주역 왓챠 또한 ‘신입사원’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비의도적 연애담’의 제작도 예고됐다.


해외 BL 드라마를 국내에서 선보이는 시도도 있다. 글로벌 OTT 헤븐리를 통해 공개된 태국BL 드라마 ‘큐티파이’의 주역들이 지난달 26일 국내에서 팬미팅을 진행했으며, 27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헤븐리’는 BL 콘텐츠 전용 플랫폼으로 그만큼 해당 장르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여전히 지상파에서는 동성 간의 사랑을 전면으로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멘틱 에러’의 흥행 당시 이것이 콘텐츠 소개 프로그램인 ‘출발 비디오 여행’에 소개되자, 왓챠가 공식 트위터에 “지상파 진출 가보자고”라고 기쁨을 전할 만큼 드문 사례였다.


이에 작지만 탄탄한 팬층이 형성된 BL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은 유튜브, OTT 등이 유일했고 비교적 수월하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유료 구독자들의 선택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마니아 겨냥이 중요한 OTT들에게 BL 드라마와 같은 장르가 효자 콘텐츠 노릇을 하기도 했다. ‘시멘틱 에러’가 한층 넓힌 대중성이 OTT, 유튜브 콘텐츠 등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기분 좋은 전망이 나온 이유들이었다.


신인들에게 주연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인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이 되고 있다. ‘시멘틱 에러’에 출연한 그룹 DKZ 멤버 재찬과 크나큰 출신 박서함이 이 작품을 통해 주목받는 신인 배우로 거듭났던 것. 대중들의 호불호를 유발할 수 있다고 평가되던 BL 드라마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나아가 큰 관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신인들도 적극적으로 BL 장르 출연에 도전 중이다.


다만 ‘시멘틱 에러’가 연 기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남은 과제들도 있다. ‘시멘틱 에러’ 이전에 제작된 드라마들이 가성비를 노린 부족한 완성도, 신인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 등으로 혹평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기대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작품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성 간의 사랑을 소재로 삼고는 있지만, 소수자의 사랑이라는 메시지보다는 주인공들의 풋풋한 멜로 감성에 집중을 하는 만큼 소재가 뻗어나가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이 되기도 한다.


한 웹 콘텐츠 관계자는 “‘시멘틱 에러’의 흥행이 BL 드라마 팬덤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은 맞지만, 해당 작품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기에 한계가 있는 장르인 것도 맞다. ‘시멘틱 에러’는 잘 만들어진 멜로 드라마의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BL 드라마가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라며 “현재 많은 BL 드라마들이 제작되고 있고, 또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그만큼 그들의 눈높이가 높기도 하다. 인기 장르에 편승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을 하게 되면 결국 BL 드라마를 향한 편견만 주게 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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