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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 도약②] 다음 목표는 달 탐사…다누리호 발사 성공 '정조준'


입력 2022.07.19 06:30 수정 2022.07.18 17:22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행성 중력 이용한 BLT 방식으로 달 궤도 진입

한화·KAI·AP위성 등 개발 참여 우리기업 수혜

달 탐사로 인류 마지막 블루오션 우주 개발 본격화

NASA 달 궤도 탐사선 '캡스톤'이 지난 7월 4일 지구와 통신이 두절됐다가 6일 복원됐다. ⓒ어드밴스트스페이스

누리호 성공에 이어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한국형 달궤도선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오는 8월 3일 우주로 발사된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달궤도선 다누리는 지난 5일 특수컨테이너에 실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떠났다. 태평양을 건너 7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 도착한 후 시스템 점검, 추진제 극성시험, S밴드 통신시험 등을 거쳤다.


다누리는 발사장에서 약 한 달 간 상태 점검, 연료주입, 발사체 결합 등 발사준비 과정을 거쳐, 내달 3일 오전 8시 24분 스페이스X사의 팰콘9 발사체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예비 기간은 7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다. 다누리가 이 기간 중 어느 날짜에 발사되더라도 달 궤도 도착일은 12월 16일, 임무 궤도 진입은 12월 31일이 되도록 준비된다.


달로 향하는 다누리는 기존 비행방식이 아닌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으로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달로 곧장 가지 않고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갔다가 나비 모양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 달과 비슷한 궤도에 진입한 후 달에 접근해 달 주변을 도는 방식이다.


BLT는 지구, 태양, 달 등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원리다. 기존 직접 전이방식 등과 비교해 비행 기간이 80~140일로 오래 걸리지만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여 임무기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2월 31일 달 궤도에 진입한 다누리는 2023년 1년간 달 상공 100km를 돌면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남극 자원 탐색, 달 과학연구(자기장, 감마선 측정 등),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 과학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달 궤도선 다누리의 제작 및 국내 점검은 완료되었다. 대한민국의 달을 향한 성공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KAI·AP위성 등 우리기업 다누리 개발 참여 '수혜'
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 중인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될 다누리호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우리 산업체와 기업이 수혜를 봤다. 다누리호 프로젝트의 핵심은 탐사선 본체와 여기에 실리는 6개 탑재체 제작이다. 다누리호 본체 제작은 항우연이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 AP위성 등 민간기업이 참여했다.


다누리호에 실리는 탑재체 6개 가운데 무려 5개가 국내 항공우주 연구기관, 대학, 기업의 협업으로 개발됐다. 루미르, 위즈노바 등 기업들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우주 인터넷 개발에 참여했고, 한화시스템, 데크항공, 이엘엠, 아이쓰리시스템 등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고해상도 카메라 개발에 참여했다.


미래기술, 샛별 등은 한국천문연구원의 광시야 편광 카메라 개발에 기여했고, 뉴케어, 에스엠테크의 기술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감마선분광기 개발에 적용됐다. 센서피아, 인투룰은 경희대의 자기장 측정기 개발에 협조했고, SK브로드밴드는 우주로 떠난 다누리호와 지상 간 통신을 담당할 심우주 지상안테나 시스템 구축을 맡았다.


㈜한화는 다누리호 프로젝트에서 달 궤도 전이방식 비행을 위한 인공위성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고, 한화시스템은 자체적인 위성 탑재용 영상레이더(SAR), 전기광학(EO) 구성품 제작 기술을 활용해 다누리호에 실린 고해상도 카메라를 제작했다.


달 탐사 50년 만에 재점화…인류 마지막 '블루오션' 우주
안드로메다 은하. ⓒ데일리안 DB

다누리 발사는 달 탐사에 재시동을 거는 세계적 흐름 가운데 놓여 있다. 1972년 아폴로 17호를 통해 미국 우주인이 달에 착륙한 이래 최근 50년 만에 다시 달이 분주해지고 있다.


나사는 2025년 남녀 우주인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달 주위를 도는 우주정거장인 게이트웨이를 건설해 유인 우주선이 달을 오가게 한다는 계획이다. 게이트웨이 정거장의 예상 궤도를 미리 점검하는 임무는 미국 우주 기업인 어드밴스 사이언스가 개발한 큐브위성 '캡스톤'이 수행한다.


제임스 로이터 나사 우주기술임무 부국장은 "캡스톤은 미국이 달과 그 너머를 탐사하는 야심 찬 계획에서 민간 파트너가 어떻게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캡스톤은 민간 참여로 탐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과거 달에 우주선을 보낼 때는 높이 111m의 새턴 5호 로켓을 써 한 번에 10억달러가 들었는데, 이번엔 큐브 위성인 캡스톤을 보내면서 위성 제작과 발사에 총 3000만달러밖에 들지 않았다.


캡스톤을 이어 다른 달 탐사도 잇따라 진행된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를 위해 대형 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과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새로 개발했다. 오는 8월 초 아르테미스 1호의 무인(無人) 시험 발사가 잡혀 있다. 마네킹을 실은 오리온은 달을 두 번 돌고 지구로 귀환한다.


달을 탐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단순히 달에 발 도장을 찍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 탐사를 통해 인류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데 있다. 특히 달 표면에 전자 산업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희토류 금속이 엄청나게 존재하고, 핵융합 발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 3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한 항공우주 전문가는 "달 탐사는 인류 마지막 '블루오션'인 우주 탐사를 향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인류의 항공·우주 기술이 진보하는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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