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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용진 "단일화 의견 모으기 쉽지 않아…강훈식·박주민 태도 불분명"


입력 2022.07.22 10:46 수정 2022.07.22 18:18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외연확장성, 이재명에겐 없지만 나만 갖고 있는 강점

중도·보수 흡수해 총선 승리 이끌 후보가 당 리더 돼야

97·86, 뭐가 다르냐고? 난 구체적 성과 있고 계파 없어

조직력 약하다는 평가 인정...컷오프, 걱정되는 게 사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에 나선 박용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은 "당 안에서만 인기 있고, 바깥에선 패배가 자명한 후보가 당의 얼굴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이재명 불가론'을 거듭 강조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일원인 박 의원(71년생)은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초선·인천 계양을)이 가지지 못한 본인만의 강점으로 '외연 확장성'을 꼽으며 "중도·보수층 유권자들 표까지 흡수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가 당의 리더가 돼야 한다. 그게 박용진"이라고 했다.


그는 '생물학적 나이 빼고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와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당 안팎의 평가에 대해선 "그 지적에서 '박용진은 빼고'일 것"이라며 "나는 구체적인 성과가 있고, 86세대처럼 이념에 휩싸여 '끼리끼리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활동하다 지난 2011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에 합류한 박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51%의 득표율로 서울 강북을에서 당선됐다. 이후 유치원 3법 통과, 이건희 전 삼성회장 차명자금 4조5천억 원에 대한 과징금 부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내부 문건 공개 등 맹활약을 펼치며 굵직굵직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박 의원은 수면 위로 떠오른 '비명(비이재명)계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이재명 안방 대세론'을 깨부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본경선에 누가 올라가든, 올라간 사람 중심으로 단일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나와 강병원 의원은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머지 두 분(강훈식·박주민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태도가 불분명하다"며 "솔직히,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설훈·이동학 후보님께 제안드린다"며 '컷오프 이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강훈식 의원과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박주민 의원은 상대적으로 단일화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박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떠나간 민심과 신뢰를 되찾기 위해 당장 김해영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도 약속했다. 박 의원과 김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당에 쓴소리를 담당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멤버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비명계 단일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 97그룹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


A : 나와 강병원 의원은 (비명계)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머지 두 분(강훈식·박주민 의원)은 이재명 의원에 대한 태도가 불분명하다. 솔직히,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단일화와 관련된 역할은 얼마든지 할 생각이다. 컷오프 이후엔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가능이 있다. 본경선에 누가 올라가든, 올라간 사람 중심으로 단일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이재명 안방 대세론'을 깨부수는 기폭제가 될 거다.


Q : 단일화 방식은 어떻게 진행돼야 한다고 보나.


A : 기준은 명확하다. 국민이 볼 때 상식적이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여론조사 100% 말고 다른 무슨 방법이 있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 이재명 의원을 '쇄신의 대상'으로 규정했다.


A : 이 의원은 대선·지방선거에서 연전연패한 '패전 장수'다. 두 번의 연속된 패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들겠다며 당권 도전에 나선 것 자체가 민주당에겐 불안 요소다. 민주당이 가장 시급하게 극복해야 하는 것은 기득권에 안주한 채 '이대로 가자'는 낡은 사고방식인데, 딱 지금 이 의원이 그 낡은 인식에 갇혀 있다.


Q : 이재명 의원이 가지지 못한 본인만의 강점은.


A : 외연 확장성이다. 각종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보수적인 태도를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하면, 내가 이 의원을 이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당 지지율은 30~40%대 정도였는데, 나는 64.4%를 얻었다. 서울 지역 득표율 1위였다. 20%p 정도가 다른 지지층에서 온 것이다. 당 안에서만 인기 있고, 바깥에선 패배가 자명한 후보가 당의 얼굴이 되어선 안 된다. 중도·보수층 유권자들 표까지 흡수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가 당의 리더가 돼야 한다. 그게 박용진이다.


Q : 중앙위원 70%·일반 국민여론조사 30% 방식으로 진행되는 컷오프(예비경선) 통과는 자신 있나.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만, 원내 지지 세력과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데.


A : 사실, 진짜 걱정된다. 그래서 요즘 잠을 못 자고 있다. 하하하. 나는 계파의 곁불을 쬐지 않고 할 말은 하고 할 일을 해왔기 때문에 당내 세력과 조직력이 약한 건 당연한 결과다. 지난 대선 경선에 나서고, 이번에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부터는 당내 기반을 열심히 닦고 있다.


Q : 생물학적 나이 빼고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와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가 뭐가 다르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A : 그 지적에서 '박용진은 빼고' 일거다. 유치원 3법 통과, 이건희 전 삼성회장 차명계좌 과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내부 문건 공개 등 나는 구체적인 성과가 있는 사람이다. 이념에 휩싸여 '끼리끼리 정치'를 해왔던 86세대와 확실히 다르다. 또 97세대와 달리 계파의 곁불을 쬐지 않았고, 악성 팬덤에 무릎을 꿇지도 않았다. 나는 세분(강병원·강훈식·박주민 의원)과 다르지만, 세분을 동지로 생각하고 앞으로 10년 동안은 당을 위해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 강병원 의원이 '공천권 포기 선언'을 주장했는데, 동의하나.


A : 동의 안 한다. 크게 공감되지 않는다. 공천권을 포기할거면, 당 대표를 왜 하려고 하나. 총선 1년 전에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 여러 잡음을 줄일 수 있다.


Q : 당 대표가 된다면,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는.


A : 떠나간 민심과 신뢰를 되찾는 것. 당에 대해 잘 알고, 쓴 소리도 많이 한 김해영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바로 출범시킬 거다. 약속·청년·경제·국제·사회연대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겠다.


Q :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공식 선언을 했던 다른 당권주자들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터 연설'로 유명한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에서 출마 선언식을 가졌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 노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와 싸우기 위해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종로 지역구를 뒤로하고 험지인 부산으로 가셨다. 지금 민주당이 '영남 소외'를 극복하려면, 진영 대립·계파 독점·악성 팬덤·내로남불의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 그 결별 선언식을 하려고 부산으로 간 거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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