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본이익 침해시
더 큰 불안·위기 감수해야"
'남조선 보수정권' 콕 집어
"아예 우리와 상대 않는 게 상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쏟아냈다.
28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27일) 기념식 연설에서 "투철한 반제반미·대남대적 정신으로 자주권을 철통같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강대강 정면승부', 한국에 대한 '대적사업'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을 구분해 메시지를 쏟아냈다. 우선 미국을 향해선 "오늘도 우리 공화국에 대한 위험한 적대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며 "우리 무력의 일상적인 모든 행동들을 '도발'로, '위협'으로 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대규모 합동군사연습들을 뻐젓이 벌려놓고 있는 이중적 행태는 말 그대로 강도적인 것"이라며 "이는 조미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으로,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대화재개 조건으로 제시해온 '이중기준 철회' 요구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중기준 철회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신무기 개발을 한국 등 '보통국가'의 합법적 군사역량 강화와 동등하게 간주해달라는 억지주장이다. 하지만 이날 김 위원장은 북한 도발행위과 미국 주도 역내 연합훈련을 비교하며 기존 논리를 살짝 비틀었다. 내달 말로 예정된 대규모 연합훈련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미제와는 사상으로써, 무장으로써 끝까지 맞서야 한다"며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만큼, 미국에 대한 핵공격 가능성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다만 '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며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수위조절의 '고민'도 담겨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데 대하여 명백히 밝혔다"며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위험한 시도하면 윤정부·군대 전멸"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남조선 보수정권'을 콕 집어 언급하며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안보와 관련해 더욱더 빈번해진 남조선 것들의 허세성 발언들과 형형색색의 추태는 핵보유국의 턱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인 불안감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남조선은 결단코 우리에 비한 군사적 열세를 숙명적인 것으로 감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언제든 절대로 만회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조선 정권과 군부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하여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수(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라며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고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의 지난 4월 담화 내용을 재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남조선군은 괴멸·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계속하여 강도적인 논리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걸고들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지금 같은 작태를 이어간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향후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때 없이 우리를 걸고들지 말고 더 좋기는 아예 우리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