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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11)] 유하정 “아이돌 연습생만 5년, 진짜 내 음악 하고 싶었죠”


입력 2022.08.10 14:09 수정 2022.08.10 14:0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9일 신곡 '노 웨이브' 발매

싱어송라이터 유하정은 5년의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겪고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의 OST ‘Silly Love’(2017)로 처음 목소리를 알렸다. 공식적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낸 첫 앨범이었지만 그에겐 왠지 모를 목마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문득 ‘내 옷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진짜 자신의 음악을 찾기 위한 길을 찾아 나섰다.


3년여의 공백을 가진 유하정이 진짜 자신의 음악을 시간하게 된 건 2020년이다. 그는 디지털싱글 ‘우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건네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3장의 앨범을 내면서 색깔을 찾아갔다. 그리고 지난 9일 발매한 신곡 ‘노 웨이브’(No Wave)를 통해 누군가에게 ‘쉬어갈 수 있는 틈’이 되고자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꿨나요?


네, 어렸을 때부터 워낙 노래 부르는걸 좋아하기도 했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TV를 많이 봤는데 음악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가수를 꿈꿨던 것 같아요. 커서는 음악을 통해 저의 감정이 해소되고 위로 받는 느낌이 크게 와 닿아서 그때부터는 당연하게 ‘난 가수가 될 거야’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웠던 것 같습니다.


-데뷔가 ‘수상한 파트너’ OST(2017)네요.


그 당시 저는 아이돌 연습생이었어요. 연습생 생활을 하던 중에 제가 소속되어 있던 회사 대표님 추천으로 OST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죠. 사실 데뷔를 언제 할지 모르는, 기약이 없는 연습생이었기때문에 정말 얼떨결에 데뷔를 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세상에 처음 제 목소리가 나간다고 생각하니 벅차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꿈꾸던 가수로 데뷔했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때는 그게 데뷔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녹음을 하고 다시 연습실로 돌아와 월말평가 연습을 했거든요. 그래도 기분은 정말 좋았어요. 음원사이트에 내 노래가 있다니. 며칠 동안은 텐션이 최고였어요. 몇 백번은 들었을 거예요.


-싱어송라이터로 홀로서기를 한 계기가 있나요?


OST 발매 후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가게 됐어요. 저와 같은 아이돌 연습생 친구들이 한 곳에 모여서 경쟁하는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그 때 나름 재미있었지만 마치 내 옷이 아닌 걸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프로그램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연습생을 그만두고 싱어송라이터로 홀로서기를 하게 됐습니다.


-홀로서기에 나서기까지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는데요.


어렸을 때는 데뷔만 하면 된다 생각했는데 막상 데뷔를 하니 음악적 고민이 많아졌어요. 아무래도 저는 춤과 노래만 하던 사람이니 곡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죠. 모든 작업을 혼자 컨펌하고 진행해야한다는 것도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요? 회사를 나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슬럼프가 왔었어요. 아이돌 연습생만 거의 5년 했거든요.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회사를 나왔는데 어느 순간 그 5년이란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지면서 과도기가 왔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가족들과 주변에서 많은 힘을 얻고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때처럼 저를 더 믿으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이 된 것 같아요.


-지난 9일 신곡 ‘노 웨이브’를 발매했어요.


신곡 ‘노 웨이브’는 작년 여름에 저희 언니랑 양양 한달살기를 하면서 작업한 곡이에요. 저는 당시 서핑에 빠져서 파도가 있는 곳에 머물자고 하면서 간 건데 파도가 정말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런데 파도가 없는 날도 저에게는 엄청 매력적이었어요. 지내면서 많은 에너지를 받았고 자유로움을 느꼈는데 그걸 담아 최대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게 작업한 곡입니다. 트랙들은 기타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너무 정제되지 않게 작업해서 재미있어요.


-앨범 소개에 현혜원 작가의 ‘오늘의 파도를 잡아’ 문구를 대신 적었어요. 이 책의 구절이 영감이 된 건가요?


평소 서핑을 좋아해서 서핑 관련 영상을 많이 찾아보는데 우연히 현혜원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됐어요. 책이 출간되기 전에 작업한 곡이었지만 그 문구를 읽고 정말 공감이 많이 됐었어요. 각기 다른 모양을 한 파도지만 ‘오늘의 파도를 잡고 힘차게 일어서길’이라는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음 했습니다.


-이 책을 읽었을 당시의 감상평도 궁금해요. 어떤 걸 찾고, 느끼셨는지.


이 책을 읽을 때쯤 저는 너무 바빠서 쉼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더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 같은데 책을 읽는 동안 수다를 떠는 것 같았어요. 바다에서 서핑하고 막 나와서 도란도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 그만큼 정말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을 느꼈달까요(웃음)


-보통 음악 작업을 할 때 책에서 영감을 얻는 스타일인가요?


저는 보통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는 스타일이에요. 직접 경험해보고 느꼈던 걸 표현해내는 편인 것 같아요. 종종 책을 통해 무언가 나오기도 하는데 내용이라기보다 저의 생각이 정리되면서 더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발 디딤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현재 유하정 씨에게 ‘오늘의 파도’는 무엇일까요?


현재 저에게 ‘오늘의 파도’란 하루하루 인 것 같아요. 하루하루 그만의 즐거움을 느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 웨이브’를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했던 부분이 있다면?


가사에 가장 중점을 뒀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가 느낀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내고 싶어서 그 부분에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가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요?


큰 타이틀은 ‘자유로움’이었어요. 우리는 언제 자유로움을 느끼는가에 대해 두서없이 써내려가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 이야기를 나누고 바다에 입수하고를 반복 했습니다. 그러다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표현하게 됐어요.


-작업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


뮤직비디오 작업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많은 변동이 있었기도 하고, 이틀 연속 새벽촬영으로 모두가 잠을 이기며 촬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하. 이번 뮤직비디오는 아이폰으로만 촬영한 재미있는 영상이에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곡을 듣는 대중들에게 원하는 반응,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곡 리스너들이 들으면서 잠깐이라도 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현생은 늘 바쁘고 정신없잖아요. 잠시라도 쉬어가는 노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노래는 아침이나 노을이 질 때 들으면 더 좋아요(웃음).


-스스로의 음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글쎄요…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은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쉬어갈 수 있는 틈이면 좋겠다 싶습니다.


-앞으로 유하정씨가 들려줄 음악들도 기대가 되는데요. 어떤 음악적 방향성을 가지고 계신가요?


가사를 작업할 때나 노래 부를 때 최대한 담담하게 하려고 노력을 해요. 앞으로도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앨범 외에도 유튜브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시죠. 유튜브 채널명부터 아주 독특해요. 노래할 때 앞니 두 개가 보여서 ‘앞니두개’인 건가요?


아, 네. 하하. 앞니두개가 제 얼굴의 특징 같은 느낌이어서 처음 채널명 정할 때 정말 단순하게 지었던 것 같아요. 당시 페이스북 아이디도 앞니두개에요(웃음).


-‘앞니두개 노래로그’에 커버 영상들을 올리고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곡이 있을까요? 인상 깊었던 반응도 좋고요.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와 최근에 올린 장연주 ‘여가’가 기억에 남아요. ‘기다린 만큼 더’는 녹음할 때 가사에 몰입이 돼서 가슴이 저릿저릿 했던 느낌이 기억에 남고, ‘여가’는 제가 어렸을 때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던 곡이어서 녹음할 때도 재미있었고 많은 분들이 추억송, 고백송 느낌으로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요(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커버 곡이 있다면? 혹은 콜라보하고 싶은 아티스트.


콜라보 하고 싶은 아티스트 분들은 정말 많은데요. 언젠가 최백호 선생님과 무대에서 같이 노래를 해보고 싶어요.


-여행 브이로그도 재미있는 일상들이 많이 담겨 있어요. 여행이 유하정 씨의 음악에도 어떤 영향들을 끼칠까요?


네, 평소에 여행 다니는 걸 워낙 좋아해서 종종 브이로그에 담아보기도 하는데요. 저에게 여행은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낯선 환경들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데 이런 점들이 저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하정 씨의 목표를 들려주세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더 다양하고 재미있게 음악을 하는 게 목표에요. ‘노 웨이브’ 발매 다음으로 싱글 앨범을 계획 중인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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