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사·최정우 회장 비방하는 현수막 찍어 제출하라 지시
직원들 동원해 포항 시민단체 대응하는 '맞불집회'도 이어가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두고 포스코와 포항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회사측이 직원들에게 최정우 회장 및 자사를 비방하는 현수막 등에 대한 채증을 지시하는 안내문을 내려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은 뒤로한 채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직원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데일리안의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안내물을 통해 포스코와 최정우 회장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현수막 사진을 행정섭외그룹장에게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제출 내용은 현수막사진, 부착위치 등으로 구체적으로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포항 시민단체들은 주요 교차로나 도로 곳곳에 합의서를 조속히 이행하라, 최정우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관련 내용은 직책보임자들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안내물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포스코 근로자들은 해당 게시물 댓글을 통해 "신고는 무슨 (포항시민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직원들한테 마을 현수막 채증시키는게 포스코가 자랑하는 기업시민 정신인가", "직원들 업무 늘었네. 인당 현수막 찾기 월 1건씩" 등 회사의 지시에 반발하고 포항시민들에 동조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직원들을 동원해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등 포항 시민단체에 대응하는 '맞불집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개최된 포항시와 상생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대회와 인간 띠잇기 행사가 그 중 하나다.
한 포스코 근로자는 "포스코는 직책보임자(파트장)를 이용해 포스코 최정우회장과 포스코 비방하지말라는 집회를 수 차례가지면서 포항시와 대립하고 지역언론사들에는 사측이 유리한 보도자료문을 배포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포항시민들과의 마찰을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데일리안은 이날 포스코의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