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에서 해방해야…타국과 상의 않을 것"
美, 단일 규모 최대액수 지원
우크라이나 31번째 독립기념일 맞춰 발표할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8년 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를 이번 전쟁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탈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크림반도 반환을 논의하는 '크림 플랫폼' 개회사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점령에서 해방해야 한다"며 "이것이 세계 법과 질서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 플랫폼'은 크림반도 반환과 관련한 국제적 지지 확보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만든 정상급 국제회의로 이번 회의에 약 40명의 대통령과 총리를 포함해 60개 국가 및 국제기구의 대표가 참가했다고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것은 크림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림반도에서 끝날 것"이라며 크림반도 탈환이 "세계 법과 질서"를 다시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크림반도 탈환은 반전운동의 측면에서도 가장 큰 조치일 것"이라며 "명백한 사실이고 나도 100% 그렇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포를 극복하고, 우리 지역과 유럽, 전 세계의 약속과 안보를 되찾기 위해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쟁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다른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크림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대화를 전혀 생각한 적이 없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선을 동결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피로감을 보인다면 이는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여전히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됐으나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 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포기할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맞춰 30억 달러(약 4조 209억원) 규모의 새로운 군사 지원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6개월 만이자 우크라이나의 31번째 독립기념일인 오는 24일 관련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한 금액은 106억 달러(13조4000억 원)이다. 이번 지원은 단일 규모로는 최대액수로 평가된다. 이번 지원안은 이전과 달리 우크라이나가 중장기 방어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로이터는 미국의 무기재고가 아니라 방위산업체로부터 무기를 조달할 수 있도록 의회가 배정한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에서 자금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AP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게 다시 한 번 확신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