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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청정지역과 함께하는 축산업…친환경・탄소중립・동물복지 세 토끼 노린다


입력 2022.08.28 11:09 수정 2022.08.28 11:25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제주양돈농협, 가축분뇨 하루 148t 재활용 가능

악취저감 등 축산 부정적 인식 개선

건준목장, 동물복지농장 대표 기업으로 우뚝


제주양돈농협에서 운영 중인 공동자원화시설은 그동안 악취 등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효자 시설이다. 이 곳에서 정화된 분뇨는 다양한 농가에서 재이용되고 있다. ⓒ배군득 기자

청정지역 제주도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제주도의 친환경 시설이 축산분야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축산업은 심한 악취와 오염으로 ‘혐오시설’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이런 축산업이 제주도에서 환경친화적 시설로 새롭게 탈바꿈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축산업은 제주도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서로 ‘상생’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축산업계에서는 최근 탄소중립, 축산환경, 동물복지 등이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제주도의 환경친화적 축산업 환경이 반갑기만 하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아세아태평양 축산학회 학술대회’ 영상 축사에서 “우리 정부는 축산 농가에 악취를 줄이는 시설과 장비를 지원하고 가축분뇨는 정화 처리해 에너지화하는 방식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며 “축산업이 세계인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축산환경 개선에 대한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양돈농협, 가축분뇨 재활용으로 ‘1석3조’ 성과


제주양돈농협(제주시 한림읍 소재)은 가축분뇨 재활용으로 환경개선, 악취저감, 효율적 재활용 등 1석3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주양돈농협에서 운영 중인 공동자원화시설은 이제 이 지역에서 더 이상 혐오시설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만큼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공동자원화시설은 하루 148t의 가축분뇨를 물리적 정화처리를 통해 재이용수로 활용 할 수 있다. 생산된 액비를 역삼투압 방식을 활용해 방류수 수질 기준 이내로 처리한다. 농가에서는 정화된 이 용수를 청소, 조경, 안개분무용 등으로 재사용 한다.


화학적 정화방식은 응집제 사용에 따른 추가적인 폐기불 발생으로 환경오염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반면 공동자원화시설은 제주도 여건에 맞는 환경 친화적인 가축분뇨 처리로 환경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또 정화를 통한 악취저감 및 재이용수 공급으로 축산의 부정적 인식 개선도 이뤄졌다. 퇴액비 살보지 부족에 대한 가축분뇨의 효과적 처리방안을 마련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오영종 제주양돈농협 공장장이 가축분뇨 정화처리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오영종 제주양돈농협 공장장은 “연간 11만4480t의 가축분뇨 중 5만3280t을 정화처리하는 시설 기능은 농가 부담을 덜어주는 순기능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라며 “약 46.5% 가축분뇨 퇴・액비량 감축 효과는 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양돈농협 공동자원화시설이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오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과 연계해 가축분뇨 퇴액비 감축 추진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오 공장장은 “실제로 대규모 농가는 자가처리를 유도하지만 처리능력이 낮은 중소규모 농가는 공공 위탁처리 중심 체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며 “정화처리 역시 일정 규모 이상 양돈농가 및 공동자원화시설 등 위탁처리시설에 대한 정화처리 비중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준목장은 환경친화적 시설과 광활한 목초에서 방목으로 건강한 유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건준목장…블루오션은 여기 있네


건준목장(조천읍 소재)은 유기축산・동물복지 목장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유기・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했다. 자체 유기농 조사료포에서 생산한 유기조사료를 급이하고 분뇨는 부숙해 전략 조사료포로 환원한다.


약 30ha 규모 초지에서 가축을 방목해 사육하는 것도 건준목장의 우유가 건강하고 신뢰를 받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로봇착유기를 도입해 스마트 축산업으로 발빠른 전환을 이루고 있다.


건준목장은 인공수정사 출신 황호진 대표가 지난 2007년 농장을 인수한 것이 첫 탄생 배경이다. 현재 아내와 두 아들을 비롯한 모든 가족이 합심해 목장을 운영 중이다.


건준목장은 시작부터 환경친화적 축산환경에 심혈을 기울였다. 높은 천장구조의 개방형 축사는 건준목장이 추구하는 축산환경을 한 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건준목장 축사 높이는 13m에 달한다. 일반 축사보다 높이를 높게 설계해 출사 내부에서 발생하는 가스, 냄새 등이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세심하기 신경을 썼다.


농장 바로 옆에는 널찍한 유기농 조사료포가 눈에 들어온다. 자체 조사료포에서 유기농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을 재배해 젖소들에게 급이한다. 발생하는 분뉴는 부숙과정을 거쳐 전량 조사료포에 환원하는 등 완전한 형태의 자연순환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첨단 시설까지 도입해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건준목장. 여기서 생산된 우유로 가공해 만든 제품은 제주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배군득 기자

황 대표는 “유기축산에 필수적인 유기조사료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조사료포에서 이모작으로 조사료를 재배 하고 있다”며 “유기조사료를 먹고 발생한 분뇨는 잘 부숙시켜 모두 조사료포에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착유기는 동물복지를 생각하는 건준목장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스마트축산의 대표 사례인 로봇착유기를 도입하면서 세적과 착유, 소독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특히 젖솓ㄹ이 스스로 원하는 시간에 착유를 할 수 있어 착유 시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시켰다.


황 대표는 “로봇착유기를 시작으로 젖소들의 습성과 행동을 고려한 사육 시스템으로 나아가려 한다”며 “이를 위해 로봇착유기 도입 프로세스와 이론교육, 설치 및 사례 교육에 참석하는 등 다양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어 “단순히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인증기준을 준수하며 목장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서 손주들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우유를 생산한다는 사명감으로 유기축산을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기축산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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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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