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국, 공식 블로그에 의견 밝혀
고정금리대출 확대・적정 경쟁 유지해야
최근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이자장사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확대가 수익 증가에 40%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예대금리차 확대가 은행 이자장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한은 금융안정국의 노유철, 정서림 과장은 29일 한은 공식 블로그에 이같은 의견을 담은 ‘최근 은행의 수익 및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이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노유철 과장 등은 “국내은행의 2021년중 당기순이익은 과거(2010~20년중) 평균의 1.8배이며,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과거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은행의 수익이 무엇 때문에 늘어났는지를 살펴보니, 작년 하반기 이후 증가한 수익의 약 60%는 대출수요 증가 때문이며, 약 40%는 예대금리차 확대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을 찾는 손님이 늘어난 덕에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크게 올라 증가한 수익 역시 작지 않다는 진단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는 은행들의 주장도 사실로 확인됐다. 대출 및 예금의 금리유형별 구성을 살펴보면 대출의 약 70%는 기준금리가 높아질 때 대출금리 역시 높아지는 변동금리대출인 반면, 예금의 절반가량은 기준금리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저원가성 예금이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더욱 벌어진다는 것이다.
특히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때에는 고정금리대출 금리가 변동금리대출 금리보다 먼저 상승하고, 그 시기에 대출을 받는 고객의 대부분은 당장 이자 부담이 작은 변동금리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최근 예대금리차 확대에는 가계대출을 늘리기 위한 은행 간 금리경쟁이 다소 줄어든 영향도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은 품질이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는 소수의 판매자가 있는 과점적 대출시장에서 금리경쟁을 벌이며 예대금리차를 전략적으로 조정한다.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촉발되는 시기에는 대부분의 은행이 예대금리차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최근 수년간 가계대출이 급등해 대출 경쟁이 줄어들자 은행들로썬 공급자 우위 입장에서 예대금리차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노 과장은 “적어도 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시기에는 고정금리대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은행 간 적정한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시행된 예대금리차 공시 강화와 같이 금리 관련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 차주들이 은행 및 상품에 대한 보다 폭넓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는지 은행과 차주 입장에서 늘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은행들은 이자 부담에 큰 어려움을 겪는 차주를 지원하는 데도 힘쓸 필요가 있다”며 “은행들이 자신에 대한 사회적 책임 확대 요구에 응답할 때 비로소 은행과 차주 간의 신뢰가 공고해지고 중장기적으로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