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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근주 핀테크협회장 "유니버셜 뱅크 시대, 금융사와 융합"


입력 2022.09.26 07:00 수정 2022.09.26 09:3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비교추천 넘어 판매까지 허용돼야"

"애플페이, 단말기 설치율이 관건"

이근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장 겸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금융사 통합 애플리케이션 '유니버설 뱅크' 시대가 오면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 서비스 간 융합이 활발해질 것이라 기대한다. 핀테크도 서비스를 큰 플랫폼에 공유하면서 마켓플레이스가 넓어지고 은행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이근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장은 지난 13일 데일리안과 만나 "기업은행이 금융사기 방지를 위해 더치트와 협업한 게 대표적"이라며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만들기 역량과 가성비가 부족한 서비스의 경우 핀테크와 협업하면 플랫폼도 보강되고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셜 뱅크란 금융사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모두 한 곳에서 제공할 수 있는 통합 앱이다.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가 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은행들이 통합 앱을 통해 보험·카드·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부수 업무를 허용하면서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마이데이터 사업자나 전자금융업자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앞으로 핀테크는 관련 라이선스 없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보험·예금·P2P 상품을 맞춤형으로 비교·추천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온라인에서 비교하고 또 오프라인이나 다른 온라인 사이트에 가서 상품을 가입하는 것은 불편할 수 있다"며 "비교추천을 넘어 플랫폼 내에서 소비자들이 상품 가입까지 할 수 있어야 편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협회 출범 당시 준비국장으로 함께 시작한 창립 멤버로, 사무국장을 거쳐 지난 2월 4대 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직접 핀테크 기업을 찾아다니며 회원을 모아 현재 중견·중소 핀테크, 빅테크 370여곳을 회원사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까지 회원사 500곳으로 늘리는 게 이 회장의 목표다.


그는 망 분리 규제 완화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내비쳤다. 망 분리 규제는 전산사고 등 소비자 피해에 대비해 내부 업무용 시스템과 인터넷 등 외부망을 분리·차단해야한다는 전자금융법감독규정을 의미한다.


이 회장은 "망 분리 규제는 최근 개발 트렌드인 오픈소스 활용이나 원격 근무 등이 어려워 개발자들이 핀테크 업계를 기피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다행히 금융당국에서도 지난 4월 개선 방안을 발표해 내년부터 개발 및 테스트 분야부터 단계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도 최근 레그테크(규제와 기술의 합성어로 금융사의 법 준수를 용이하게 하는 정보기술)분과를 신설하고, 회원사의 소비자보호를 적극 독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제'에 대해서는 "간편결제사업자와 신용카드사는 제공하는 서비스와 구조에 있어 명백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수수료를 단순 비교하여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외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 등이 추가되는 점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수료 공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도입설이 구체화하고 있는 '애플페이'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위한 단말기 보급률이 10% 내외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맹점 단말기에 별도의 장비 추가 설치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은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으로, 삼성페이가 이를 활용한 결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새로운 단말기를 얼마나 설치할지가 관건"이라며 "애플은 수수료도 건당 최대 0.15%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카드사로서 비용 감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핀테크가 향후 '책임있는 금융' 답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 산업 대비 혁신과 포용을 지향하는 핀테크 기업인은 사회적 책임 인식이 있고, 이윤추구 외에 ESG 실천을 추구한다는 점이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며 "협회도 ESG 위원회 신설이 의결됐고 앞으로 회원사 공동의 ESG 관련 교육이나 실질적인 실천 활동 등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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