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일치단결해 함께 싸우자"
당 일각선 '이재명 퇴진론' 나오지만
구체적 혐의 나오기 전까진 "지켜보자"는 분위기
이재명, 檢 압수수색 재시도에 급기야 '눈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되면서 이 대표를 겨냥한 '불법 대선자금 의혹 수사'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는 뒤숭숭한 모습이다.
일단 당 지도부는 "야당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내부 결속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당 전체가 떠안게 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검찰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시도 하자, 급기야 눈물까지 보였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중앙당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도중에 야당의 중앙당사 침탈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와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마시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말하던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목이 메어 하던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당사에 들어서기 전에는 잠시 멈춰 서서 눈물을 닦았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도 전날(23일) 국회에서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은 모두가 일치단결해 함께 싸워서 이겨내야 될 때"라며 단일대오 유지를 주문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수사를 조작 수사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하고 있지만,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다만 이 대표가 측근의 정치자금 수수를 알았는지, 수수 및 지출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 구체적인 혐의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단 엄호하며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비명(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단 이 대표가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서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믿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언론 전체를 뒤덮고 있으니, 당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일각에선 '이재명 퇴진론'까지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 섣부른 측면이 있다"며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 관련 구체적 사실 관계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앞서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며 공개적으로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잠정 연기를 선언한 국정감사 복귀와 대통령 시정연설 참석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