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재개와 경기 불황에 골프 인기 시들…중고거래도 활발
업계 "일상복 활용에 의류 수요 여전"…일각선 "시장 위축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한 국내 골프 시장이 거리두기 해제와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여파로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지만 골프웨어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시간과 열정을 들여 골프에 애정을 쏟으며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 여전한 데다 골프웨어를 필드뿐 아니라 일상복이나 외출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여행 재개와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골프 인기가 뚝 떨어지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2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 브랜드의 골프 카테고리 매출은 시장 둔화 우려가 무색해질 정도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골프는 지난 23일까지 올해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신장했다.
LF가 전개중인 닥스골프·헤지스골프·더블플래그도 현재까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내 골프 관련 검색량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골프 검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0% 뛰었다. 특히 골프공이 535% 급증했다. 골프양말(172%), 골프웨어(95%), 플리츠스커트(65%) 등의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팬데믹 하에서도 즐길 수 있는 야외 스포츠로 골프의 인기가 높아졌고 최근 3년 사이 MZ세대 골퍼의 진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골프웨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골프복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1000억원에서 올해 6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골프에 입문한 2030세대가 늘었고 골프의류도 일상복화되면서 시장 자체 전체 파이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안정적인 레저로 꾸준히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엔데믹 전환 이후 골프산업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데믹 가시화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골프채나 골프웨어를 처분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고품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9% 뛰었다.
남성 골프의류와 여성 골프의류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76% 늘었다. 또 올 상반기 골프채 매출 거래액도 171% 증가했다.
중고나라에 올라온 골프 드라이버 판매 게시글 수 역시 9월 6178건으로 1월(2218건)보다 3961건 많아졌다.
경쟁력 있는 골프 브랜드 위주로 옥석가리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패션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시장이 캐주얼과 럭셔리 등으로 양분화될 가능성도 높다”며 “장기적으로 브랜드 정체성이 확실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는 골프 브랜드 위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