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레인저스전 3-0 무실점 승리 기여
부상으로 빠진 라흐마니 존재 관계없이 완벽한 수비 계속
김민재(26)가 챔피언스리그 무대서도 '철벽 수비'를 과시하며 SSC 나폴리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김민재는 27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레인저스(스코틀랜드)를 상대로 풀타임 활약하며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챔스 조별리그 5전 전승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팀이 조별리그 첫 5경기를 모두 이긴 것은 AC 밀란, 유벤투스에 이은 세 번째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승리를 더한 나폴리는 세리에A 포함 12연승을 질주했다. 개막 후 16경기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1점도 내주지 않는 ‘클린시트’ 배경에는 역시 ‘수비벽’ 김민재가 크게 자리했다. 이날 김민재는 4-3-3 포메이션에서 노르웨이 출신 센터백 레오 외스티고르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나폴리는 김민재가 이끄는 탄탄한 수비라인을 업고 전반 11분 지오반니 시메오네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불과 5분 뒤에도 시메오네가 헤더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시메오네는 디에고 시메오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단 1골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수비 속에 나폴리는 후반 35분 코너킥 때 외스티고르의 헤더골로 쐐기를 박았다. 외스티고르는 모처럼 선발 출전해 김민재와 호흡하면서 골까지 넣었다.
골은 없었지만 김민재는 더 빛났다. 역습을 저지하고, 박스에서 슈팅을 발로 막아내는 괴력을 뿜은 김민재는 좀처럼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놀라운 패스 성공률로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도 톡톡히 했다. 사실상 승패가 갈린 뒤인 후반 43분 경고카드 한 장을 받았지만 무난히 무실점 승리를 지켰다.
김민재는 센터백 파트너 아미르 라흐마니가 부상으로 빠진 뒤에도 다른 선수와 호흡하면서도 3경기 모두 준수한 수비를 보여줬다. 기량이 워낙 출중해 파트너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 24일 AS로마전 승리 뒤 김민재에 대해 “위험한 순간이 오면 김민재 (위치를)먼저 찾게 된다.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수비 파트너까지 컨트롤할 정도로 안정적이면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김민재는 패스, 태클, 인터셉트, 여기에 골까지 넣는 수비수로서 세리에A 첫 시즌과 챔피언스리그 무대 데뷔해 믿을 수 없는 수치를 찍고 있다. 오랜 시간 나폴리와 함께했던 ‘정상급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첼시)의 공백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불투명한 미래를 놓고 걱정했던 나폴리 팬들은 이제 김민재를 보며 엄지를 치켜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