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인데…
왜 당이 나서서 실드쳐야 하느냐'
비이재명계 중심으로 우려 높아져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재명 대표 최측근의 당무와 무관한 혐의 수사와 관련해 당이 전면적으로 나서서 방어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5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얘기를 한 것은 없지만, 그런 생각들은 하고 있다"며 "성남시장·경기도지사로 재직시 있던 일이고 당무와 관련된 일이 아닌데, 왜 당이 나서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예를 들어 (김용 부원장이나 정진상 실장 같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 아니라) 다른 당직자라면 (이렇게 했겠는지) 답이 굉장히 궁색해진다"며 "당대변인 혹은 공보실 이런데서 왜 나서느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직접 자신의 측근으로 공인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 기소된데 이어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날 소환되는 등 이 대표 턱밑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조응천 의원은 "물론 정진상 실장은 이분에 대해서 사법 처리가 이뤄지면 그 다음 수순은 바로 이재명 대표에게 칼날이 들어온다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방어선을 쳐야 한다는 심정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는 간다"면서도 "이것은 당무와는 관계없으니, 이재명 대표가 우리 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후의 일부터 당이 직접 개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후보가 된 이후부터 당의 공식 직함을 얻어 당에서 공식적으로 서포트를 한 것"이라며 "그게 아니고 그 이전의 것은 당무가 아니라, 좀 엄격하게 분리를 해야 하는데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앞서 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전날 당의 기류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공방할 게 아니라 사법적으로 냉철하고 차분하게 (대응)하면 될 일"이라며 "당이 올인하듯 나서는 것은 과잉이고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라지만 선출된 것도 아니고 임명직인 일개 당직자에 불과한데, 당이 연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들을 옹호하고 당 대변인단이 비난 논평을 쏟아내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민·조응천 의원 외에도 적지 않은 수의 의원들이 "개인 사건과 당무는 구분해야 한다" "의혹에 연루된 측근들을 당직에 임명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당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이 일부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개인 비리 의혹 수사에 왜 민주당이 뛰어들어 같이 싸우느냐"며 "이재명 대표가 애도 아닌데 무슨 보호를 하느냐"고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용 부원장이나 정진상 실장의 구속 정도로는 당내 흐름에 결정적인 변곡점이 마련되기는 어렵고, 결국 이재명 대표 본인을 기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연루됐다는 진술이나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8·28 전당대회로 선출된지 석 달도 안 된 당대표의 거취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아주 많은 의원들이 지금 벌어지는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만약에 이재명 대표를 기소한다고 했을 때, 내용이 정말로 구체적이고 증거가 있다고 한다면 당내에서 이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새롭게 주장하는 의원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아무 것도 없는 것을 가지고 (기소)한다면 '정치탄압'이라며 당이 계속 뭉쳐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