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발의 조례안, 시의회 본회의 통과…재적의원 73명 中 72명 찬성
서울시장이 의장인 '서울시 조례·규칙 심의회' 심의 통과해야 최종 공포·시행
오세훈 16일 시의회 시정질문서 직접 조례안 통과에 대한 입장 답변할 듯
TBS 노조 "지역 민주주의·공론장 무너졌다…민주적·독립적 TBS 조례안 만들 것"
TBS(교통방송)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이 2024년 1월 1일부로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의회는 15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재석 의원 73명 가운데 72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0명, 기권은 1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례안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76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이 조례안은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의 근거가 되는 현행 조례를 2024년 1월 1일부로 폐지하는 내용이다. 조례안은 추후 서울시 조례·규칙 심의회 심의를 거쳐야 공포·시행된다.
TBS는 연간 예산 약 500억원 중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한다. 올해 서울시의 TBS 출연금은 320억원이었다. 국민의힘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해 TBS의 상당수 프로그램이 정치 편향적이고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를 추진했다.
조례안이 최종적으로 공포·시행되려면 서울시장이 의장인 '서울시 조례·규칙 심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조례안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재의를 요구하면 공포 절차가 중단돼 시행을 보류할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은 재정 독립 차원에서 TBS에 대한 예산 삭감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시의회 조례안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는 뜻을 밝혀왔다. 오 시장은 16일부터 진행되는 시의회 시정질문에 직접 답변하면서 조례안 통과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TBS 노동조합은 이날 시의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지역 민주주의와 지역 공론장이 무너졌다"고 비판하며 "TBS의 새로운 탄생과 투쟁을 선포한다. 이전의 조례안보다 더욱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TBS 조례안을 시민사회와 함께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