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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병' 여고생, 고신대병원 입원실서 수능 도전..."지금 껏 잘 해왔다"


입력 2022.11.17 13:22 수정 2022.11.17 13:23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고신대병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7일 부산에서 희귀난치병을 앓는 한 여고생이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시험에 도전했다.


17일 부산 고신대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 병원 6층 병동 한 입원실에 마련된 고사장에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A양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입실했다.


A양은 3세 때 유전자 검사에서 선천성 희귀난치성 질환인 '장쇄 수산화 탈수소효소 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몸속에서 만든 에너지를 저장하는 글리코겐이 떨어지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 같은 질환을 앓는 이가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희귀한 질환이다.


의료진에 따르면 A양의 경우 몸이 칼에 베이는 듯하고 망치로 때리는 것과 같은 극심한 전신 근육통을 앓는다. 이 증상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면 뇌 손상을 입을 수 있고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수능처럼 긴 시간 시험을 치를 때는 응급상황이 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A양이 시험을 모두 마치려면 인공 혈관 등으로 링거를 맞는 등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극심한 통증도 수능에 응시하겠다는 A양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A양의 부모와 병원은 안전한 상황에서 A양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교육 당국에 요청해 입원실에서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수능 당일 A 양은 고농축 포도당 링거를 맞으며 시험을 칠 예정이다. 부산교육청은 감독관 2명, 경찰관 2명, 장학사 1명을 파견해 A양의 시험을 돕기로 했다.


A양 어머니는 "딸에게 '너에게는 너만의 속도가 있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는 말을 해줬다"며 "딸이 수능을 치를 수 있게 여러 배려를 해주신 병원 측과 교육 당국, 부경고등학교 선생님들,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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