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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이병철 35주기...범(凡)삼성가 추모 이어져


입력 2022.11.18 11:37 수정 2022.11.18 13:59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이재용 회장 비롯한 이재현 CJ 회장도 선영 찾아

비슷한 시간대에 방문한 점 '눈길'

삼성전자 역대 회장들. 왼쪽부터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 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35주기 추도식을 맞아 범(凡) 삼성 그룹 일가가 총출동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공식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추도식인 관계로 선영을 찾은 이 회장의 별도 발언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날 별다른 메세지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선영에서 열린 추도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선영을 찾기 전인 오전 9시부터 주변 인근은 많은 차량들과 직원들로 북적였다.


지난해 미국 출장 관계로 추도식에 불참했던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선영에 참석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도 함께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5주기 추도식이 열린 18일 오전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눈길을 끄는 점은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아들인 이선호 CJ 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딸 이경후 CJ ENM 부사장 등과 함께 오전 9시30분경 용인 선영을 찾았다는 점이다.


범삼성 계열 그룹 일가는 과거엔 호암 추도식을 공동으로 열었지만, 형제인 CJ 이맹희 전 회장과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이 상속 분쟁을 벌였던 2012년 이후로 오전, 오후로 나눠 선영을 찾아 별도 추도식을 열어왔다.


이에 이날 이처럼 비슷한 오전 시간대에 선영을 찾은 것을 두고, 3세들을 중심으로 삼성과 CJ의 화해무드가 짙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이재용 회장이 이재현 CJ 회장과 30분 내외 간격으로 선영을 찾은 점을 미루어볼 때 선영 내에서 비공식으로 함께 마주했을 가능성도 높다.


신세계, 한솔 등의 범삼성 계열 그룹들은 오후에 선영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 그룹사 사장단 역시 오후에 참배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도식은 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기일(19일)에 맞춰 열린다. 올해는 주말 일정임을 고려해 하루 앞당겨 진행했다.


사업보국(事業報國)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더 나아가서는 인류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의미로, 호암의 첫 번째 경영철학으로 알려져있다. 호암의 "기업의 존립 기반은 국가이며, 따라서 기업은 국가 발전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전 발언은 지금까지도 유명하다.


실제로 이병철 창업회장은 1938년 삼성상회를 창업한 이후에도 당시 국내에 자본과 기술이 전무했던 점을 감안해 무역업·제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제일모직(1954년), 삼성전자(1969년), 삼성중공업(1974년) 등 기업을 일으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 역시 생전 호암에 대해 "삼성사관학교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인재에 대한 호암의 열성은 우리 나라 기업사에 하나의 기업문화를 일구어 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병철 창업회장은 불모의 한국경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오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 옴과 동시에 문화, 예술, 교육, 언론 등 사회 각 분야의 발전에도 큰 업적과 교훈을 남겼다"고 평했다.


이번 호암 35주기를 기점으로 삼성은 그간 선대회장 호칭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철 회장은 창업회장으로, 이건희 회장은 선대회장으로 호칭을 구별하기로 했다.


11월 1일 창립 53주년 당시에도 별도 메세지가 없었던 점을 고려할때 이는 이재용 회장 승진 후 3세로의 세대교체 공식화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을 기치로, 이 선대회장은 인재 및 기술을 중시하는 '신경영'을 강조했다면, 이재용 회장은 최근 들어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회장 승진 후 첫 행보로 다음날 광주 협력사 DK를 방문했고, 이달 8일 부산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 찾으면서 지방 협력사 및 중소기업 상생을 언급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재용 회장의 별도 취임 메시지, 창립기념일 메시지, 이건희 선대회장, 이병철 창업회장의 추도식에서도 공식 메세지가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회장 호칭을 정리하고 이재용 회장만의 경영 철학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세대교체 공식화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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