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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들폰에 남았다…"나 죽는거죠? 그렇지!" 일가족살해父 섬뜩한 목소리


입력 2022.11.19 18:04 수정 2022.11.19 18:05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경기도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10대인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첫째 아들의 휴대전화에서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이 발견됐다.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편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2022.10.26. ⓒ뉴시스

18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김재혁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A씨(45)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10분쯤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42)와 첫째 아들(15), 막내 아들(10)을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당국은 첫째 아들의 휴대전화에서 사건 당일 녹음된 3시간 분량의 파일을 발견했다. 여기에는 범행 당시 A씨가 "나 죽는 거죠? 그렇지!" 등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아들은 평소 아버지의 폭언이 잦아진 이후부터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6월쯤 회사를 그만둔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언쟁을 벌이고 자식들과 소원하게 지내는 등 가정불화를 겪다가, 가족들이 평소 자신을 무시하고 대든다는 생각에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사건 3주 전쯤 첫째 아들이 자신의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결심했다.


A씨는 가족들의 머리를 때려 기절시킨 후 베란다 밖으로 내던져 자살로 위장할 계획을 하고 둔기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큰아들과 아내, 막내아들을 차례로 살해한 뒤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를 버렸다.


A씨는 범행 후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오후 11시 27분쯤 귀가해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죽어있다"며 울면서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주변 정황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주변 수색 및 CCTV 분석을 한 후 아파트 인근 수풀에서 A씨가 버린 범행도구와 혈흔이 묻은 옷가지를 찾아냈고, 이를 토대로 추궁하자 A씨는 결국 자백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ATM기계처럼 취급당한 8년 전 기억을 상실했다가 최근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되찾았다" "조금씩 울화가 차서 그런 거 같다"고 말하면서 다중인격장애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 통합심리분석 결 A씨의 진술은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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