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이동환 시장과 김영식 의장, 적극적인 해결 의지 있는지 의심스럽다”
고양시의회가 길을 잃고 제자리에 멈춰섰다. 지난 25일 제268회 제2차 정례회를 개회하고 다음달 15일까지 21일간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아무 것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를 조정하고 사태를 정리해야 하는 김영식 의장과 이동환 시장은 30일 오전 9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버렸다. 의회 파행에 대해 ‘나 몰라라’하는 행동으로 비춰져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애도기간 중인 11월 4일, 해외출장을 떠난 이동환 고양시장에 대해 고양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고양시청 앞에서 ‘이동환 고양시장의 해외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고양시장 비서실장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민주당 의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김영식 의장에게 이런 상황을 전달하고 ‘고양시의회를 대표해서 집행부에 비서실장의 사과를 요구하라’는 입장을 구두로 통보했으나 김 의장은 이를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 17명은 지난 22일, 김영식 의장에게 정식 공문을 보내 ‘이동환 시장이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직접 공식 사과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공문을 시장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 불신임안 제출’까지 거론하며 압박하자 김 의장은 지난 28일, 뒤늦게 이를 이동환 시장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본회의장에서 공식 사과는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 17명은 이에 등원 거부를 결정했고 결국 고양시의회는 파행에 돌입했다.
민주당의 의원들은 “비서실장의 부적절한 언행이 빌미가 되었지만, 이것은 집행부의 누적된 불통이 가져온 결과”라고 지적하며 “시민들이 시청으로 찾아와 시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도 집행부의 불통은 계속 이어져 왔다. 의원들에게도 이렇게 대하는 데 시민들에게는 오죽했겠는가”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동환 시장의 독선적인 자세”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의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동환 시장은 이번 사태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비서실장과 김영식 의장을 동반해 30일 오전 9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다. 사태를 해결해야 할 주체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미수 고양시의회 민주당 대표는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3조 원 가까운 규모의 내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고양시의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