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0월 수입액 전년 동기 대비 약 22배 급증
직구 건수는 28%, 매출액은 73% 증가
역대급 엔저현상으로 세금 감수할 정도로 가격 장점 높아져
일본 맥주에 이어 이번엔 와인이다.
한 때 국내 수입맥주 시장 부동의 1위에 올랐던 맥주와 비교해 아직까지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 수입액과 해외직구 주문이 급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 와인 수입액은 8만7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4000달러와 비교해 약 22배 급증했다. 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수입액을 모두 합한 것과 같은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1.9톤으로 19배 늘었다.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수입량은 0.1톤으로 거의 없다시피했지만 올 들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수입업체를 통한 수입뿐만 아니라 해외직구를 통한 개인 구매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직구 1위업체 몰테일 통계에 따르면 올 8월부터 10월까지 일본 와인‧위스키 직구 건수는 몰테일이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올 2월부터 4월까지와 비교해 직구건수는 28%, 매출액은 7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엔저에 따른 가격적인 장점이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통주만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을 수 있지만 해외직구는 주종과 관계없이 주문이 가능하다.
다만 관세 외에 주세, 교육세 등 세금이 붙어 직구로 주류를 구입하는 소비자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서 와인 1병(150달러‧1리터 이하 기준)을 직구로 구입할 경우 관세는 면제받지만 주세와 교육세 등으로 판매가의 33%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150달러가 넘거나 1리터가 넘을 경우 또 여러병을 구입할 경우에는 더 높은 세율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아주 고가의 주류를 제외하면 개인이 직구로 주류를 구입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 일본 엔화가 달러를 상대로 32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화 대비 엔화가 지난달 초중순 930원 초반대까지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세금을 감수하고 직구에 나설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수입업체나 직구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일본 와인은 현지 생산이 아닌 대부분 지중해 등 유럽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을 통해 와인을 구매하는 것은 엔저에 따른 가격적인 장점과 일본인과 한국인이 선호하는 와인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는 프랑스, 스페인 등 전통적인 유럽 와인 메이커와 미국, 호주, 칠레 등 신대륙 와인이 주로 수입되는 반면 일본에는 국내에서 찾기 힘든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생산된 와인 등 수입국가와 종류가 다양하다”면서 “기본적으로 입맛이 비슷하다보니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와인이 대부분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