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채널 매출 14.6% 감소
GA·CM 확대 대세와 '대비'
롯데손해보험의 전속설계사가 1년새 600명 가까이 불어나며 20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처럼 대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이를 통한 수익은 뚝 떨어졌다는 점이다.
최근 독립보험대리점(GA)과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이 급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설계사 조직을 늘리는 전략에 대한 의문부호가 찍힌다.
1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10곳의 지난 9월 말 기준 전속설계사 수는 10만240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575명) 줄었다. 설계사를 통한 보험료수입도 올해 3분기 누적 17조126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소폭(0.1%) 감소했다.
반면 롯데손보의 설계사는 2248명으로 35.7%(591명)나 증가했다. 이는 손보업계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설계사를 통한 보험료는 3471억원으로 14.6% 줄었다. 이는 손보사들 중 최고 감소율로 설계사 증가와 완전히 대비되는 모양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설계사 증원을 통한 전속조직 강화는 중장기적인 영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GA, TM, CM, 전속 등 다양한 영업채널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 변화하는 외부 영업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손보업계는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CM채널을 육성해왔다. 이를 통해 회사와 소비자는 비용이나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 최근 대두되는 수익 통로다.
더불어 GA조직이 커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보험대리점은 여러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을 비교 분석해주며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영업이 가능하다. 이에 메리트를 느낀 설계사들이 대형 GA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년간 GA소속 설계사는 24만7535명으로 13.7% 증가했지만 보험사 전속설계사는 17만240명으로 8.8% 감소했다.
손보사들이 높은 대리점 수수료에도 GA를 통한 영업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가 대리점 수수료로 쓴 금액은 총 1조6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142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롯데손보는 전속설계사를 통한 채널을 활성화하며 채널 간 균형있는 성장을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속설계사 수만 증가했을 뿐 관련 영업 경쟁력은 되려 악화됐다는 점에서 전략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상황과 어울리는 영업력 강화를 꾀했지만 정작 효과는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GA와 CM채널을 통한 판매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돼 이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속설계사를 활용한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