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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입 열기 위해 '금고지기들' 압박하는 검찰…260억 원은 어디에?


입력 2022.12.19 09:56 수정 2022.12.19 10:19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화천대유 이한성 공동대표·최우향 이사, 구속 이틀 만에 검찰 소환 조사

배당금 423억 중 220억 모처로 송금…검찰, 은닉자금 260억 원 중 일부로 의심

검찰 260억 원 행방 파악하는 대로 추징 보전 신청 방침…김만배 측 "운영 자금일 뿐"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적용시 전액 몰수…檢 범죄수익 추징으로 김만배 입 열려고 하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대장동 범죄 수익 260억 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를 구속 이틀 만에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이 김 씨의 입을 열 열쇠라고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장동 사건에 적용된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범죄수익 전액이 몰수·추징되는 만큼 검찰이 범죄수익 추징으로 김 씨의 입을 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이 대표와 최 이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김 씨의 오랜 측근으로 김 씨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김 씨는 대장동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6일 화천대유로부터 배당금 423억 원을 받은 뒤 220억 원을 알려지지 않은 모처로 송금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번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은닉자금 260억 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이 대표와 최 이사를 상대로 김 씨의 은닉 재산 규모와 행방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 씨가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 대표와 최 이사에게 지시를 내려 대장동 사업 수익 약 260억원을 수표로 찾아 숨겨놓거나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두는 방식으로 빼돌린 것으로 본다. 검찰은 260억의 행방을 파악하는 대로 법원에 추징 보전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 씨는 '화천대유 법인 계좌 압류에 대비해 운영 자금으로 따로 떼놓은 것일 뿐, 범죄 수익을 숨긴 게 아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검찰은 김 씨가 은닉한 범죄 수익이 260억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검찰은 김씨 측과 천화동인 1호의 돈거래도 들여다보고 있는데, 천화동인 1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 565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뒀다.


검찰은 이 수익에서 지출한 대여금 384억9000만원의 흐름을 살피는 중이다. 대여금은 화천대유로 159억9000만원, 천화동인 1호 임직원(이한성) 135억원, 지배기업 최대주주(김만배) 90억원이 각각 흘러나갔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100%를 가진 회사다. 이 대표는 천화동인 1호의 유일한 등기 임원이었다. 검찰은 이 때문에 사실상 김 씨에게 384억9000만원이 전부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굳이 세 갈래로 쪼갠 배경과 그 용처 등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에 적용된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범죄수익 전액이 몰수·추징된다. 김 씨는 대장동 범죄 수익 전무를 몰수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검찰이 범죄수익 추징으로 김 씨의 입을 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말 김 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대장동 일당이 실명 또는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800억 원대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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