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작가 콘티나 설정에 따라 촬영된 건지도 확인 필요"
"성추행, 아동보호 문제…아이 입장 생각하지 않으면 방송사고 또다시 불거질 것"
"사내 방송심의 과정서 당연히 걸어져야 마땅…경찰조사 앞서 진상조사 해야"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 새아빠가 의붓딸에게 신체 접촉을 강요하는 장면이 그려져 아동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비(非) 민주노총 계열의 MBC 제3노동조합은 "경찰조사에 앞서 진상조사해 시청자 앞에 사죄하고 관련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새 아빠가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를 끌어안고 엉덩이를 쿡쿡 찌르는 장면이 방송돼 1000건이 넘는 시청자 항의가 회사 시청자게시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쇄도했다"며 "이런 장면이 촬영되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작가의 콘티나 설정에 따라 해당 장면이 촬영되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관찰카메라 영상에 잡힌 것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성추행과 아동보호의 문제에 대해 아이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없다면 이러한 방송사고는 또다시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이런 부분은 사내 방송심의 과정에서 당연히 걸러져야 마땅하다"며 "경찰조사에 앞서 진상조사해 시청자 앞에 사죄하고 관련자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20회에서 익산에 사는 한 재혼 가정의 새아빠가 7세 의붓딸과 놀아주는 과정에서 아이를 껴안은 뒤 간지럽히고,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쿡쿡 찌르는 등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당시 아이는 "싫어요"라고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새아빠는 애정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시청자들은 새아빠의 행동이 "아동 성추행이고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MBC 제작진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문제의 장면을 삭제했고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결혼지옥 20회에 대한 민원이 2900여건 접수됐고, 경찰은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