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성일종 등 與 지도부, 지역구 예산 증액 성공
'윤핵관' 장제원·권성동·박수영 등도 지역 예산 확보
尹정부 첫 예산안 확보에…지방경제 활성화 기대도↑
내년도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면서 새 정부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의원들이 확보한 지역 예산안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권이 새로 들어선 만큼 이전 정권에서 침체된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 할 있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각 지역구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일부 실세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증액에 성공하면서 정치·경제적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인 지역구인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의 지역 예산으로 세종시와 공주역을 잇는 광역 BRT(간선급행버스) 구축 사업에 정부안보다 14억원을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BRT예산은 기존 43억8000만원에서 57억8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또 정 위원장은 12억5000만원 규모의 동아시아 역사도시 진흥원 건립과 공주대 평생교육원 리모델링에 필요한 5억8000만원의 신규 예산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인 성일종 정책위의장 역시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서산시·태안군의 사업인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 예산으로 80억원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성 의장이 윤석열 정부 첫 해에 확보한 지역 예산은 497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금까지 서산·태안이 확보한 국비 총액 중 역대 최고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지역인 부산 사상구에 투입될 예산을 쏠쏠하게 챙겼다. 대표적으로 장 의원은 ▲노후공단 재정비 지원 사업인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예산 20억9400만원 ▲부산 사상 삼락지구·학장감전2지구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 예산 17억300만원·6억1500만원 등을 추가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권성동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시의 노후하수관로 긴급 정비 사업 등을 위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28억원을 확보하면서 체면 치레에 성공했다. 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을 지역구로 둔 이철규 의원도 위험도로 개선 사업을 위해 94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옆 지역구인 부산 남구을에 위치한 용호동 해양레저 안전체험관 건립 예산으로 당초 정부안의 88억82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을 추가한 96억3200만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정치권에선 박 의원이 차기 총선 때 인구 감소로 인해 통합될 가능성이 큰 부산 남구갑-을의 지역 민심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남구을의 예산에 관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예결위 단계에서 석촌·가락1동 경찰지구대 신설(116억원), 석촌생활권 책박물관 내 복합문화체육시설 건립(236억원) 등 송파구 관련 예산을 다수 증액했다. 아울러 배 의원은 정부 예산안에도 지역구 인근인 송파경찰서의 재건축(709억원) 비용을 포함시킨 만큼 지역구 예산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상범 의원 역시 영월 국도 59호선 단양-영월 구간 건설(103억원), 평창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24억원) 등 9건에 달하는 지역구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 정부 예산안에서 반영되지 못했던 경남 통영·고성 지역의 숙원사업 예산 79억3000만원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시키는데 성공했다.
야당 의원들도 새 정부에서 쏠쏠하게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양주시의 대표적인 사업인 장흥·광적 국지도 건설과 사회적기업 지원센터 신설을 위해 28억원의 예산을 신규·증액했다. 예산결산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박정 의원도 경기 파주시을에 위치한 파주 음악전용공연장 건립 예산으로 30억원을 확보했다. 민주당 소속 윤관석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인천 남동구을의 지역 발전 예산으로 506억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서창·안산 간 고속도로 건설에만 334억원을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구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 입장에선 정부가 예산안을 짤 당시 사업 내역을 반영하는 것이 지역구를 얼마나 신경 쓰고 또 관리하느냐의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수도권 집중화가 지속되면서 경기가 어려워진 지방에선 지역구 예산 확보를 통한 신규 사업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확보가) 실리적인 활동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