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설문조사, 세뱃돈 주식 투자 답변 58%
“테슬라·애플 사겠다”…국내 주식 외면 뚜렷
부모와 자녀 모두 설 세뱃돈을 예금에 넣기보다 주식에 투자하길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에 개인 이탈이 가속화하하며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연휴 이후 시장 복귀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세뱃돈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답변한 청소년은 절반을 넘어 58%로 집계됐다. 예금성 자산에 넣겠다는 답변은 41%로 예금보다는 주식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지난 12일 진행된 언택트(비대면) 컨퍼런스 참여 고객 96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17~19세 청소년 3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를 통합해 도출됐다.
설문조사 참여자 중 본인 명의 주식계좌를 보유한 청소년은 43%에 달했다. 이 중 절반은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를 운영 중으로 나머지 절반은 본인이 직접 관리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이 설문조사에서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는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부모와 자식 모두 해외주식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부모가 세뱃돈으로 자식에게 사주고 싶은 주식 1위는 테슬라였다. 선호도 비율은 40%나 됐고 이어 애플(27%)·엔비디아(7%)·알파벳(5%) 등의 순이었다.
자녀들의 답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소년이 가장 투자하고 싶은 종목 1위는 애플(35%)이었고 이어 알파벳(23%)·테슬라(20%)·아마존(7%) 등의 순이었다.
세대 간 해외주식 종목 선호도 차이만 관측된 셈이다. 삼성증권은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차량 등에 대한 관심이 적은 반면 휴대폰이나 유튜브 등 사용 빈도가 높고 친숙하기 때문에 애플과 알파벳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스피가 7.10%(2236.40→2395.26) 오르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으나 국내 증시에서 개인의 ‘엑소더스(대탈출)’는 가속화 하고 있다. 새해 개장 이후 외국인은 4조446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3조727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향후에도 국내증시의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하락장에 베팅중이다. 개인은 올해만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752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리는 상품으로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한다.
오는 31일(현지시간)과 내달 1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는 등 긴축 강화 리스크가 부각하자 비관론이 팽배한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부담에 실질적으로 유동성 여력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6조893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5186억원)과 비교해 2.6%(4293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도 4.1%(46조4484억→44조56667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투심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증시는 반등하고 있으나 개인이 돌아올 만큼 ‘인플레 피크아웃(고점 통과)’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반등에도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며 “연준에서 금융상황 완화가 과도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난해처럼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