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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송골매가 보여준 ‘시청률’ 그 이상의 가치


입력 2023.01.23 14:48 수정 2023.01.23 14:4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시청률 6% 기록

지난 21일, KBS는 설 대기획 ‘40년만의 비행’을 통해 배철수와 구창모가 뭉쳐 전국 투어를 돈 송골매의 콘서트를 안방극장에서 선보였다. 이날 방송은 지난달 10일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공연을 녹화해 내보낸 것이다. 송골매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시작으로 ‘모여라’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아가에게’ 등 히트곡을 선보였고 가수 엑소 수호와 장기하, 배우 이선균도 게스트로 등장하며 힘을 보탰다.


‘KBS 대기획’은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KBS의 명절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라는 타이틀로 단독쇼를 개최했던 나훈아 편은 무려 29%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15년 만에 TV에 출연해 특유의 역동적인 몸짓과 시대와 국가를 연결 짓는 강한 발언으로 ‘세트형’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끝없는 도전과 새로운 장르의 시도는 후배 가수들에게도 귀감이 됐다는 평이 잇따랐다.


심수봉은 그에 견줘 잔잔한 분위기였지만, 시대의 흐름을 담은 서사 있는 음악과 따뜻한 감성으로 대중의 가슴을 울렸다. ‘2021 한가위 대기획 피어나라 대한민국, 심수봉’ 방송은 평균 시청률 11.9%를 기록하며 한가위 특집 프로그램들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43년 만에 처음으로 TV 단독쇼라는 점은 물론 포르테 디 콰트로, 잔나비 최정훈, 양동근, 씨엔블루 정용화 등 후배 가수들과 함께 하는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심수봉과 같은 해 연말에는 ‘We're HERO 임영웅 단독쇼‘로 16.1%를 기록했다.


이듬해 ‘2022 설 대기획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통해 송해의 96년 인생을 담은 헌정 무대들을 선보였는데, 이 무대들은 유년 시절부터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국민 MC로 자리 잡기까지 송해의 드라마 같은 일대기와 함께 어우러져 기존의 콘서트와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 12.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번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은 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존 ‘KBS 대기획’ 시리즈의 성적엔 미치지 못하지만, 이번 송골매 콘서트는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그간 KBS 대기획은 다소 트로트에 쏠려 있는 경향이 있었다. 트로트가 시청률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록 음악으로 대기획을 편성한 것이 의외라는 평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앞선 간담회에서 편은지 PD는 “송골매의 명곡은 호불호가 나뉘지 않는 독보적 장르라고 생각했기에 주저하지 않고 연출을 결심했다”면서 “최근 대중음악 흐름은 아이돌 음악과 트로트, 두 주류 밖에 없다. 다른 장르의 대중음악, 록 음악에 심취해있는 분들도 시청자들 중에 많을 것 같았다. 주류 음악 문화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프로그램 기획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배철수와 구창모가 이번 ‘KBS 대기획’ 참여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배철수는 “젊은 시대가 보기에는 아버지, 어머니 세대는 트로트만 좋아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저희 세대가 가장 록 음악을 많이 들었던 세대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모든 세대가 모이는 명절에 모이신 김에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가 저런 음악을 들었구나’를 살폈으면 좋겠고 저희 세대는 ‘우리도 너희 세대처럼 음악을 다양하게 들었다’는 걸 자랑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록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쇠퇴한다고 하지만 좋은 록이 나오고 있고, 좋은 록 밴드들이 있다는 걸 ‘40년만의 비행’을 보면서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현재는 잘 다뤄지지 않는 장르를 과감히 가져와 완성도 높은 결과까지 내놓은 KBS의 도전은 향후 전개될 이 프로그램의 스펙트럼을 넓힌 계기도 됐다. ‘송골매의 40년 만의 비행’을 발판 삼아 내년, 그리고 내후년 선보일 ‘KBS 대기획’의 다양성 확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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