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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면담 하루 앞두고…오세훈, 장애인 시설 방문한 까닭은


입력 2023.02.01 21:18 수정 2023.02.01 21:22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탈시설 예산 증가" 외치는 전장연…오세훈, 현장서 '탈시설 우려' 목소리 청취

장애인 가족 "서울에 뇌병변 주간보호센터 6곳에 불과…24시간 돌봄 장소 더 늘어나야"

오세훈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 새겨 듣겠다…전장연 요구, 전체 장애계 입장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의 공개면담 하루 전날 장애인 복지시설을 찾았다. 전장연이 '탈시설' 예산을 늘려달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만큼, 탈시설을 원치 않는 장애인들도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강동구 고덕동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인 우성원과 우성원 내에 있는 중증 뇌병변장애인 긴급·수시돌봄 단기거주시설 한아름을 방문해 이용 가족 및 시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뇌병변 장애아를 둔 한 부모는 "아이가 지금 21세인데 여태까지 키우면서 어느 곳에도 맡겨본 적이 없고 가족이 100% 돌봤다"며 "한아름이 생기고서 아이에게 캠프라고 설명하고 바로 와봤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고 또 가고 싶다고 한다. 이런 곳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장애인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4시간 이용 가능한 한아름을 작년 10월 전국 최초로 열었다. 한아름은 현재까지 23건의 방문 등록과 41건의 시설 이용 실적을 거뒀다.


또 다른 뇌병변 장애아 부모는 "서울에 뇌병변 주간보호센터가 6곳에 불과해 대기가 너무 많고, 발달장애인 센터는 휠체어를 타면 받아주지 않아 우리 아이들이 정말 갈 곳이 없다"며 "서울시에서 우리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전장연 등 일부 장애인 단체가 주장하는 탈시설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나타낸 장애인 가족도 있었다.


한 장애아 부모는 "우리 아이는 발달뿐 아니라 지체장애도 있어 24시간 돌봄을 받아야 한다"며 "우성원을 벗어나 집에 가도 밥 먹이는 것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가 쫓겨날까 봐 가슴이 콩닥거린다"며 "24시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오히려 늘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은 오 시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 새겨 듣겠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그간 탈시설 관련 정부 예산을 늘려달라는 전장연 요구와 관련해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혀왔다.


오 시장은 이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라온클린패밀리를 방문해 직업재활 프로그램 운영 현황 등을 살피고 시설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시는 장애인 가족의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뇌병변 중증 장애인 수시 돌봄시설을 권역별로 확충할 방침이다. 또 장애인 생계지원 강화를 위해 공공일자리와 직업재활시설 보호작업장 근로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오 시장은 오는 2일 전장연과 단독으로 공개 면담하고 다른 장애인단체와도 잇달아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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