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엔진 93% 차지한 구글, 빙 추격 우려해 ‘바드’ 출시
선두주자 네이버·카카오도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 ‘고삐’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에 AI 서비스 광풍을 불러오자 국내 대표 정보기술(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GPT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양사는 각자 검색엔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선두주자인 만큼 점유율 지각변동에 대비해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서치GPT’를 선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3일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하며 “생성 AI의 단점으로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한국어로 번영하면서 발생하는 정확성 저하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과 같이 AI 챗봇을 검색엔진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AI 트렌드 등장에 카카오도 신속히 대응했다. 홍은택 대표는 10일 컨퍼런스 콜에서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한 버티컬 AI 서비스를 올해 내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초거대 AI 모델 개발은 풍부한 자본과 기술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AI 챗봇으로 승부수를 보는 대신 초거대 AI를 자사 서비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급히 생성형 AI(데이터를 학습해 새 콘텐츠를 만드는 AI)를 개발하는 이유는 각자의 시장에서 ‘초격차’를 지키기 위함이다. 검색엔진 시장의 93%를 차지하는 구글도 ‘챗GPT 신드롬’에 따라 고작 3%에 그치는 MS ‘빙’의 점유율 추격을 우려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빙의 성장 속도는 매섭다. 12일 모바일 분석 업체 앱토피아에 따르면 이달 초 하루 평균 1만2000회 수준이던 빙 앱의 다운로드 수는 지난 9일 10만2952회를 기록하며 8.5배 뛰었다. 이는 2009년 빙이 출시된 후 하루 기준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글이 서둘러 공개한 AI 챗봇 ‘바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을 보이면서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3일간 200조원 가까이 증발됐다.
이 같은 추격을 우려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새로운 AI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60% 이상,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98%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주 수요 감소로 나란히 약 4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초거대 AI는 이미 시중에 출시된 상태다. 네이버는 2021년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네이버 쇼핑에서는 상품 소개 문구를 작성하고 클로바노트에서는 회의록을 요약한다. 카카오는 2021년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를 출시했으나 자사 서비스에 접목한 적은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며 초거대 AI의 근간도 마련하고 있다. 초거대 AI의 상용화를 위해선 초월적인 수의 연산을 감당할 수 있는 서버와 스토리지 등 인프라가 전제돼야 한다. 이에 네이버는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6배 규모인 ‘각 세종’을 오는 3분기, 카카오는 안산 데이터 센터를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두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