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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 정치 후폭풍


입력 2023.02.17 05:05 수정 2023.02.17 11:05        데스크 (desk@dailian.co.kr)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정치적 사활

‘김건희 특검’ 여론 2030 MZ세대, 중도층, 수도권 찬성 높아

특검 여론 높아도 민주당 반사 이익 없어 오히려 후폭풍 확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거리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내건 '이재명은 당대표직 내려놓고 제대로 수사받으라!' 현수막과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를 수사하라!'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판이 시계 제로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가 진행되고 있고 후보들 사이의 ‘윤심’ 쟁탈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천하람 위원장은 윤핵관을 ‘간신배’라고 몰아붙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고 있지는 않다. 안철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 선택이 중도 확장성이 큰 당 대표이고 자신이 그 역할의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김기현 의원은 ‘탄핵’ 발언했다고 화근이 되기도 했지만 오로지 윤심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몰두하는 양상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정치적 결단의 시점에 단식, 삭발 그리고 강력한 장외 투쟁까지 해 본 유경험자는 당 대표 후보 중 자신이 유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심’ 잡기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통해 지지층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수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까지 3차례의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을 향해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대응은 3가지 차원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법적 대응’이다. 검찰의 수사에 대해 철저하게 법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다. 그러나 지금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대응 태도는 사법적 대응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대표는 추가 소환 조사에도 이미 준비된 서면 답변을 고집하는 모습이다.


법적 대응 이외에 ‘선거 대응’이 있다.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명분을 계속 만들어 나가는 전략적 대응이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총선 대응’을 생각한다면 자발적으로 이 대표가 물러날 일은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은 ‘여론 대응’이다. 즉 국민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서 검찰과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부각하는 대응 방식이다.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여론 대응 결정판이 바로 ‘김건희 특검’ 주장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몰두하는 이유는 다른 이슈보다 더 폭발력과 확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리서치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5명 유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5.3%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가 66.4%로 압도적이다. ‘정치적 공세이기 때문에 추진하면 안 된다’라는 여론은 고작 24.9%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총선에 결정적인 승패를 좌우하게 될 유권자층인 중도층은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74.1%로 전체 평균보다 약 10%포인트 더 높았다. ‘추진하면 안 된다’라는 응답은 중도층에서 불과 20%에 그쳤다.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에 더 몰입하는 배경은 ‘이슈의 MZ세대 확장성’이 있다. 김건희 특검에 대해 MZ세대의 공감도는 매우 높은 결과다. 20대(만 18세 이상)는 김건희 특검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71.9%, 30대는 68.3%로 나왔다. 2030 MZ세대 여론을 의식한다면 김건희 특검 주장은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 전략적으로 요긴한 수단이 된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 주장을 통해 정치적 이득만 얻게 될까. 그렇지 않다. 국회 다수당이 김건희 특검에 매달리는 행보에 대해 정치적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김건희 특검’에 대한 찬성 주장만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SBS와 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 정당 지지를 물어보았는데 국민의힘 30.7%, 더불어민주당 23.4%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채 30%도 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 층에서도 ‘김건희 특검’에 대한 찬성 비율이 33.2%나 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MBC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녹취록 폭로가 있었지만, 그 이후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더 올라갔었다. 후폭풍이었다.


‘김건희 특검’은 당장에 여론의 주목을 끌어들이는 ‘블랙홀’ 같은 효과는 발휘하지만, 특검이 무산되거나 특검으로도 특별한 내용이 없다면 그 후폭풍은 오롯이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옮겨 가게 된다. 정치적으로 공격을 받는 김건희 여사와 달리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혹은 여론의 평가, 총선의 결과, 재판부 판결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순하게 여야 공방으로 끝나지 않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SBS와 넥스트리서치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 동의안에 대해 국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본 결과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이므로 체포 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가 55.9%나 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체포 동의안 찬성 의견이 21.8%였고 진보층은 32.4%로 나타났고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찬성 의견이 43.9%로 반대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김건희 특검’ 여론이 높긴 하지만 이재명 대표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나 찬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검 정치의 후폭풍이 더 무서운 이유다.

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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