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은행, 높은 예대마진
JB 주주환원책, 모호하단 지적
얼라인, 3월 주총 주주제안 나서
JB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지만 주주 환원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그룹 소속 은행들의 예대마진(대출-예금 금리차)이 컸던 만큼, 이 같은 비판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이끌어낸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을 상대로 주주제안에 돌입하면서,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보다 18.6% 증가한 6010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9%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 은행 평균 ROE(9.9%)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룹 실적은 주력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견인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076억원을 기록했고, 광주은행도 33% 늘어난 2582억원을 올렸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광주·전북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2.96%로, 같은 해 1분기(2.56%)보다 0.40%포인트(p)나 상승했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엔 은행 계열사들의 이자 장사가 자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각각 5.03%p, 2.95%p를 나타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부산은행·경남은행·대구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1%p대였던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JB금융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데는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이 JB금융의 자본배치와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지분 14%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시한 요구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에 달할 때까지, 매년 순이익의 일부를 꾸준히 적립해 건전성을 관리하고, 초과분은 전액 주주환원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해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는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했다.
JB금융도 실적발표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표 CET1 비율을 13%로 하고, 이를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ET1 비율 관리는 12~13% 수준으로 추진하며, 12%를 넘으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한다. 그룹 RWA 성장률도 향후 3년간 매년 현행과 같은 연평균 7~8%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지난해 말 CET1 비율인 11.4%와 목표 CET1 비율인 13% 간의 괴리가 크다고 판단했다. RWA 성장률도 향후 3년간 매년 현행(7~8%)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다른 은행지주(4~5%)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이를 고수할 경우 향후 5년 평균 예상 주주환원율은 30%대 초반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의 주당 결산 배당금 900원(연간 배당성향 33%)의 보통주 현금 배당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는 JB금융이 제시한 주당 결산 배당금 715원(연간 배당성향 27%)보다 약 6%p 높은 수준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번 주주제안은 당장의 현금 배당 인상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JB금융의 모든 주주들과 이사들이 주주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책에 대해 논리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할 계기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성장률을 줄이면, 자본금도 그만큼 덜 늘려도 되기 때문에 자본비율이 유지되고, 나머지를 배당 등 주주환원에 사용하면 국내 은행의 저평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