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격려금 vs 성과금…현대모비스-노조 '공회전' 언제까지 가나


입력 2023.02.24 11:56 수정 2023.02.24 14:33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모비스 "성과금 아닌 격려금, 노사 합의 사항 아냐"

노조 "생떼 아니라 관례…모비스 실적 좋을때 더 줬나"

현대모비스 노조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1층에서 격려금 인상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현대모비스 노사가 성과금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암묵적인 약속을 사측이 깼다는 주장을, 사측은 그간 지급했던 성과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을 이어가면서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해외 출장으로 현재 자리를 비운 상황인 만큼, 귀국 이후에야 갈등 상황이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일주일째 사측과 성과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 대표자들은 17일부터 사장실 옆 회의실에서 숙식 농성을 벌였고, 22일에는 100여명의 노조원이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1층에서 상경시위를 벌였다.


이는 지난 20일 현대모비스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격려금 300만원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17일 격려금 지급을 공지한 후 20일 전 직원에게 일괄지급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반납운동을 벌이고 있다.


해당 격려금은 회사의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0.7% 줄었지만, 매출 50조원 돌파를 이뤄낸 구성원의 노력을 격려하는 차원이라는 게 공식적인 지급 이유다. 사측은 성과를 내서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주는 '성과금'이 아니라, 영업이익 하락에도 직원을 격려하는 차원의 '격려금'이란 점에서 차이를 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격려금은 영업이익률이 줄었음에도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지급한 것"이라며 "노조와 금액을 합의해야하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와 갈등이 좁혀지지 않는 것은 300만원이라는 액수가 아니라 현대차와의 차등지급에 있다. 20여년 전 현대정공, 현대차, 현대차써비스 등이 인수·합병되는 과정에서 임금성 성과금 단체교섭에 관한 부분은 동일하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깼다는 것이 노조 반발의 핵심 원인이다.


실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20여년 전 현대차에서 현대모비스로 합류한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2사 1노조 원칙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20여년 간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는 동일한 임금인상률과 성과금을 적용받았다.


노조는 "20여년간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동일한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지급받아왔고, 이는 암묵적인 약속"이라며 "실적에 따라 성과금을 차등 지급 한다면 현대차가 모비스보다 실적이 좋지 못할때 성과금을 더 받았어야 했는데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따라 사측은 그간 현대차와 동일한 비용 지급 체계를 유지했던 관례를 이번 격려금에서 적용하지 않은 점과 관련해 노조를 이해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 출장 중인 조성환 사장의 입국 이후 내주 안에 재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관계자는 "조성환 사장이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격려금과 관련한 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번 격려금 차등 지급이 앞으로의 선례가 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같은 임금협상률과 성과금을 지급받아온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 격려금은 성격이 격려 차원이었던 만큼 노조와 금액을 협상할 사항이 아니지만, 노조가 대화를 원한다면 사측은 언제든 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격려금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작년 3월에도 현대차·기아가 1인당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자, 한 달여간 반발한 끝에 1인당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받은 바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