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전 장관 차기 대표로 급부상...김기열·박윤영 전 KT맨도 거론
디지코 이끈 윤경림·강국현 사장도 유력...이사회 "공정·투명하게 심사"
구현모 KT 현 대표가 연임 포기 의사를 결정하면서 향후 KT 차기 대표 후보자에 대한 관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ICT 경력 인사 보다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 차기 대표 후보군은 사내 15명과 사외 18명으로 총 33명이다. 현재까지 구현모 대표 외 추가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인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큰 이변이 없는한 KT 이사회는 오는 28일까지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대표 후보 심사 대상자들을 압축하고 다음달 7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차기 대표를 확정할 예정이다.
총 18명의 사외 지원자 중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기열 전 KTF 부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등 4인이다.
박윤영 전 KT 사장과 김기열 전 KTF 부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정치권 출신이다. 특히 윤진식 전 장관의 경우 ICT업계는 물론 통신업종과 무관한 커리어를 지니고 있지만, 최근 차기 대표로 급부상했다. 그는 지난 1973년 재무부 행정 사무관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30년간 경제부처에만 있던 인물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았다. 지난 2014년에는 충북지사 선거에서 낙마한 뒤 2017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해 자유의 몸이 됐다.
김성태 위원은 미래통합당 의원과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캠프에서 IT 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김기열 전 KTF 부사장도 KT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를 거쳐 최근 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캠프에서 ICT희망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이 중 정부와 연이 없는 인물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이 유일하다. 그는 지난 2019년 구현모 현 대표와 함께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회사를 떠난 지 시간이 흘렀지만, 이미 KT 내부 사정과 경영 능력 검증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그는 재임 시절 내부 평판 또한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인사 중에서는 구현모 현 대표와 디지코 전략을 이끌었던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과 강국현 커스터머 부문장(사장)등이 물망에 올랐다.
윤경림 사장은 현재 KT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향상을 위한 전략 구축을 맡고 있는 구 현 대표의 핵심 인사다. LG데이콤(LG유플러스의 전신)과 하나로통신(SK브로드밴드 전신) 등 통신 3사를 모두 경험한 통신 전문가인데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CJ그룹간의 '혈맹'을 주도해 차기 대표 유력 후보자로 올라있다.
강국현 사장은 현대HCN 인수와 넷플릭스 제휴 등을 이끌며 KT 미디어 부문 성장을 주도한 인물이다. KT에 입사한 뒤 잠시 한솔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적 있으나, 한솔PCS와 KTF의 합병으로 다시 KT에 복귀했다. 현재 KT에서 고객영업과 상품 서비스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한편 구현모 현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총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는 예정대로 참석할 계획이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를 제외한 사내외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들을 심사해 KT의 지속성장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