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를 거친 애런 브룩스(33)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승리투수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26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펼쳐진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6-2로 눌렀다.
1-1 맞선 3회말 선발 세스 루고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브룩스는 화이트삭스의 1~4번 타자들을 상대로 1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첫 타자 앤더슨을 내야 땅볼 처리한 브룩스는 로버트 주니어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흔들리지 않은 브룩스는 몬카다를 1루 땅볼로 잡아냈고, 2사 3루 상황에서 히메네를 유격수 땅볼 처리해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끝냈다.
시범경기지만 첫 등판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브룩스에게 분명 의미가 있다. 브룩스는 지난 13일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입장이다.
브룩스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매우 낯익은 투수다.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한 브룩스는 2020년 23경기(151.1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시즌 중(9월) 미국에 머물고 있던 가족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급히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브룩스는 양현종-김선빈이 미국으로 보낸 한국 과자와 한복, 돌 반지 등 선물과 양현종이 영어로 쓴 편지까지 공개하며 KIA 선수단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브룩스는 KIA와 빠르게 재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역시 연봉 100만 달러, 사이닝 보너스 20만 달러 등 총액 120만 달러(옵션 별도)의 좋은 조건으로 답했다.
이듬해 좋지 않게 해어졌다. 2021년에는 8월까지 13경기(78이닝) 3승 5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당시 대마초 반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KIA에서 방출됐다.
브룩스는 미국에 온라인으로 구매한 전자담배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됐다. 당시 브룩스는 "한국에서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가 된 전자 담배에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KIA에서 방출된 브룩스는 2022년 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를 받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브룩스는 2022년 1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즌 초반 5경기에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고, 5월 지명할당(DFA)으로 트리플A로 강등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뒤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 첫 등판서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기분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시범경기에는 김하성,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 등 주전급 타자들이 빠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김하성은 다음 달 1일 귀국해 한국 WBC 대표팀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