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와 동두천시 주요 미군 공여지(미군 기지)에 대한 반환이 지연되면서 공여지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당 지자체들이 미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조속한 반환과 정부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미군기지 국가주도 개발이 이행되지 않은 데 따른 현상으로 지역 주민들은 해체됐던 '미군 재배치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미군기지 반환을 요구하는 대정부 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미군기지 반환이 지역 이슈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경기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반환되면서 미반환 미군 기지는 12곳에서 11곳으로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경기 의정부 캠프 스탠리(245만㎡)는 헬기의 중간 급유지 시설로 사용되고 있고, 동두천 캠프 케이시(1414만㎡)·호비(1405만㎡) 등은 미210포병여단 주둔을 이유로 반환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동두천시는 캠프 케이시와 캠프 호비를 각각 대기업·대학 연구단지, 복합 레저타운 등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대규모 사업비(2조 원)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캠프 케이시와 호비는 잦은 북한도발에 따른 대북 억지 전략 차원에서 주한미군이 오랜 기간 동안 훈련 거점용 기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동두천시는 “미군의 평택이전으로 지역경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됐다”며 미군 기지 캠프 케이시·호비의 조기 반환 및 국가주도 개발, 교부세 특별 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두천 주민들은 최근 해체된 '미군 재배치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미군 기지 조기 반환 및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대정부 집회를 개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정부시는 캠프 레드클라우드의 E-커머스 물류단지 조성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디자인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정부 부처와 협의하는 등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반환된 캠프 라과디아(15만㎡)·카일(13만㎡)·잭슨(8만㎡)·시어즈(13만㎡)부지는 현재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캠프 스탠리는 지난 2021년 3월 개발계획이 엑티브 시니어시티에서 물류단지로 갑자기 변경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의정부시는 민선 8기 들어 캠프 스탠리에 E-커머스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발전종합계획을 재검토, IT대기업을 유치할 계획이지만 반환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달 국무조정실 주한미군기지지원단이 반환된 캠프 잭슨,캠프 레드클라우드, 미반환된 캠프 스탠리 현장을 잇따라 방문했지만 미군 기지 개발 및 반환에 대해 이렇다 할만한 진전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는 고산지구 연결도로 개설을 위해 캠프 스탠리 전체 부지 가운데 미군 헬기 중간 급유지로 사용중인 남측 부지를 제외하고 북측 부지(2만 5000㎡)라도 우선 반환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캠프 스탠리 반환이 계속 지연될 경우 김동근 의정부시장 등 시 대표단이 국방부·행안부 등 정부부처를 직접 방문해 연결도로 개설의 필요성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의정부 시민단체와 고산지구 주민들도 캠프 스탠리의 조속한 반환과 물류단지 조성 계획 철회를 계속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