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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노출 학교 급식조리실…개선 학교에 떠넘겨


입력 2023.03.09 16:54 수정 2023.03.10 15:01        김성웅 기자 (lyeksw53@dailian.co.kr)

인천 초·중·고 495곳 대부분 환기설비 기준 미충족

인천시교육청, 안전장치 자체 개선 영양교사에 전가…빈축

<기획>


인천지역 초·중·고교 급식조리실 대부분이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에 노출돼 급식종사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천시교육청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일선 학교에 환기시설 개선을 떠넘겨 빈축을 사고 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9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은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업무를 비전문가인 영양교사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환경 개선은 사업주인 시교육청이 담당해야 한다"며 "시교육청은 작업환경개선 업무를 학교장에게 전가하고 있고 환기시설이 급식실에 있다는 이유로 모든 업무가 일선 영양교사에게 부과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관내 초·중·고교 등 모두 495곳 학교 급식조리실에 대한 작업환경을 측정했다.


이 결과에 따라 환기시설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시교육청은 즉시 개선 필요 55곳, 개선필요 206곳, 장기적 개선 필요 234곳 등 3개 군으로 분류, 환기시설 개선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학교 급식실은 고용노동부 등이 제시한 학교 급식조리실 환시설비 설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한 곳으로 시설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학교 내 급식 조리실에 환기를 위해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소배기장치는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증기, 가스, 냄새, 초미세입자, 유기화합물 등 유해물질을 조리실 밖으로 배출하는 장치로 후드를 비롯해 덕트, 공기정화장치, 송풍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인천지역 학교 급식 조리실에 설치한 국소배기장치의 후드 유속이 대부분 초속 0.2m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0.5~0.7m 이상을 유지토록 하는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후드의 유속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조리 시 조리사들이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해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세척작업 시 30~40℃가 넘는 수증기에 장기간 노출해 심각한 열장애를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20일 부평남초등학교의 급식 조리실에서 50대 조리사가 세척 작업 중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전국 학교 조리사 등을 대상으로 폐 컴퓨터단층촬영 (CT) 검사를 실시하는 등 급식실 환경으로 인한 조리 종사자들의 안전실태를 파악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지역 학교 급식조리실의 환기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파악하고도 개선책임을 일선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말 일선 학교에 국소배기장치에 문제 발생 시 자체적으로 처리하라는 공문을 보내 논란을 일으켰으며 현재도 여전히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게 일선 영양교사들의 설명이다.


현재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내려 환기시설 개선 예산을 신청, 개선할 것과 신청하지 않을 시 그 사유를 적어 제출할 것도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또 해당 공문에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0.5~0.7m/s의 유속 적용이 어려울 경우 층고와 면적을 고려,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의 안일한 대처에 탄력 적용이 가능한 범위를 규정하거나 개선방법을 안내하는 등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않아 현장 혼란만 가중하는 모양새다.


현재 영양교사와 학교 직원들은 환기시설 개선 전문가가 아니기에 환기시설의 '0.5~0.7m/s'의 유속 적용을 층고와 면적을 고려, 계산하거나 적정한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지영 전교조인천지부 영양교육위원장은 "시교육청이 사업주로서 책임과 의무를 비전문가인 영양교사에게 전가한다면 학교현장의 산업재해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는 급식종사자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또한 조리실의 후드를 비롯한 국소배기장치에 문제 발생 시 시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주도로 조리실 개선공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급식실 환기시설 문제는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개선하라고 떠넘길 사안이 아니다"며 "시교육청은 물론 교육부도 나서 종합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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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웅 기자 (lyeksw5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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