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장인라면’으로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
자장면, 국물요리, 즉석밥 등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
여전히 업계 점유율 부진, 적자폭 개선도 과제
하림산업이 올해도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The미식(더미식)’을 통해 라면과 즉석밥, 국물요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스트릿푸드를 주제로 한 ‘멜팅피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난 16일 론칭한 멜팅피스는 더미식과 성격이 다른 ‘간식 간편식’ 브랜드다. 떡볶이와 같이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꼽히는 음식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 했다. 첫 신제품으로 튀김 7종, 함박까스 3종, 핫도그 3종을 선보였다.
하림산업이 일상식에 속하는 더미식 브랜드에서 간식류까지 제품을 확장한 이유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좁히고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서다. 멜팅피스 제품들은 네이버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백화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림그룹에서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계열사는 하림산업이다. 원래 하림산업의 주요 사업은 부동산개발업이었다. 그러나 2019년 하림식품을 흡수합병한 뒤 본격적으로 식품 제조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식품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0월 건면 ‘더미식 장인라면’을 시작으로 밀키트 ‘더미식 유니자장면’, 즉석밥 ‘더미식 밥’, 국탕찌개 ‘더미식 국물요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올해도 태국식 간편 볶음밥 ‘더미식 카오팟쌉빠롯’을 새롭게 추가한 데 이어, 챔라면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면 카테고리를 강화 중이다.
이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대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인스턴트식품으로 저평가돼 온 가공식품을 장인이나 셰프가 제대로 만들어 가정에서도 미식(美食)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면 식품 후발주자로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여파로 장인라면 출시 3개월 만인 2021년 12월 CJ제일제당 출신인 육석춘 대표가 사임했고, 하림이 처음 내놓은 즉석밥 ‘순밥’ 역시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단종됐다.
더미식 브랜드가 부진한 배경에는 ‘고가의 가격 정책’이 절대적이다. 라면만 놓고 비교해 봐도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하림의 장인라면은 7800원(4개입)이다. 경쟁사인 농심의 신라면은 4100원(5개입), 오뚜기 진라면은 3580원(5개입)이다. 하림이 경쟁사 대비 두배 가량 높다.
그렇다고 콘셉트에서 차별점이 크지도 않다. 더미식밥의 경우 2022년 5월 첨가물 없이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뜸을 들여 만들었다는 점을 특장점으로 내세워 출시했으나, 앞서 하림이 출시했다가 실패한 순밥 콘셉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뼈아픈 평가를 받았다.
더미식 브랜드의 부진은 하림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8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적자 규모가 279억원 이상 커졌다. 지난해 매출이 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7% 증가했지만 영업 손실은 매출의 두 배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다만 프리미엄 고가 전략에 대해 하림 관계자는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전략을 펼친다고 설명하기 어렵다”며 “하림산업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은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좋은 제품을 적가로 판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기존 유통채널 외에 온‧오프라인으로 유통망을 대폭 늘리기 위해 영업 부문에서 노력할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다양한 라입업을 갖추고 각 타깃층에 맞게 다양한 판촉 이벤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