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저렴한 수입산 상품에 눈을 돌리고 농축산물 수입 물량이 늘어나며 국내 농가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국산 식재료와 고유 식문화를 널리 알리고, 지역 농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9년 설립된 친환경 유기농 전문 초록마을은 자체 브랜드 ‘토종씨 부탁해’를 7년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우리 맛을 알리고, 점차 희귀해지고 사라져가는 토종종자를 활용한 농가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다.
토종씨는 단순히 국내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일컫는 종자와는 달리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던 토종 종자 혹은 우리나라 토종 종자를 자연적으로 교잡해 만든 순수 국내 종자를 말한다.
우리만의 맛을 찾는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고객 수요도 꾸준하다.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에서만 생산되는 토종 콩 ‘부석태1호’는 일반 시중 콩 보다 1.5배 이상 비싸고 물량 수급이 쉽지 않지만 부석태로 만든 ‘부석태 두부’는 2개년 연속 연간 두부 판매량 3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두부, 쌀, 콩, 닭고기 등 총 18종의 ‘토종씨 부탁해’ 제품을 운영 중이다.
초록마을은 ‘제철’에 맞는 음식을 즐기는 우리 전통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제한된 기간 동안만 지역 고유의 맛을 선보이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교차가 15℃ 이상 발생하는 경칩(3월 6일) 전후로 울릉도에서만 추출할 수 있는 ‘우산고로쇠수액’을 매년 한정수량 주문받아 산지에서 직배송한다.
지난달에는 고추장·된장 등을 담그기 좋은 달로 알려진 정월 무렵에 맞춰 유기농 메주 예약 판매를 진행하는 등 고유의 제철 식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샘표는 최근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우리맛 연구 보고서’로 화제를 모았다. 우리맛 연구 보고서는 샘표가 2016년부터 누구나 더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진행한 ‘우리맛 연구’ 결과를 담은 콘텐츠다.
지난 2월에는 우리맛 연구 보고서를 인상깊게 본 이용자가 남긴 트윗이 널리 퍼지며 샘표 홈페이지 방문자가 며칠간 급증, 일시적으로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식재료의 품종별, 특징별 활용법에 따른 레시피가 나와있으며, 장류 제품이 많은 회사 특성을 반영해 식재료와 어울리는 ‘장(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토마토, 무, 배추, 오이, 양파 등 채소와 봄나물, 버섯, 해조류 등 46가지 연구 결과가 올라와 있다.
2019년에는 2년여의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봄나물 17종을 연구한 결과가 담긴 ‘샘표 우리맛 연구 봄나물 보고서’를 책자로 펴내기도 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11월 남해마늘을 활용해 갈릭 브레드 시리즈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달에도 남해 마늘을 활용한 고로케와 꽈배기 신제품 2종을 새롭게 선보인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지난달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예산 사과를 활용한 ‘예산사과샌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제주삼다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광동제약은 제주개발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제주감귤 농축액을 활용한 ‘재주 많은 제주 감귤’ 주스를 개발, 판매함으로써 제주 감귤농가 소득 안정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지난 6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질 수록 식품업계와 원재료 산지간 상생을 더욱 공고히 해야한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반한 소비 형태가 점차 증가하면서, 향후 소비자들도 진정성 있는 상생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기업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