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누락 논란에 김성한 리더십 타격'
김기현 "尹, 읍참마속 심경으로 인사"
내부 갈등설 등 확대해석엔 경계
이철규 "정권 안정 후 학계 복귀 말해와"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의 갑작스런 교체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읍참마속'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보고 누락 논란으로 김 전 실장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까지 끌고 가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갑작스러운 교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인사를 결정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김병민 최고위원은 "한국과 미국 간의 문화 프로그램 보고 누락 등 여러 가지 사안들이 실무적인 선에서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실장이 아무리 윤 대통령과 가깝고 성과를 같이 했던 인사지만 이 정도 상황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대통령실 기강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단순 공연이 아니라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상황 속에서 대통령 부부가 함께 협력해서 할 수 있는 행사"라며 "자칫 잘못해서 실무선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데 실패했을 경우 양 정상 간 신뢰가 깨질 수도 있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다만 갑작스러운 교체의 또다른 배경으로 지목된 내부 갈등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친윤 핵심으로 통하는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정확한 사정을 모르면 걱정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정확하게 확인된 게 없고, 보도로 나오는 것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해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보실이 보안을 강조하면서 비서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대통령실 내부 갈등이 이번 교체의 배경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일례로 이번 문책 과정에서 제외된 김태효 1차장의 경우 보고 누락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 사무총장은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외교·안보의 틀을 짜오고 함께해왔던 분"이라며 "정부가 안정되고 한미 관계 또는 한일 관계 정상화, 한미 동맹 복원, 그다음 한미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 학계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를 계속 해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