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터데이서 중장기 사업 전략 발표
투자계획 4조원 상향… 미래사업 비중 45%
전기차 라인업 확대 및 소프트웨어 고도화
2025년 신차부터 커넥티비티 서비스 적용
기아가 향후 5년간 기존 계획보다 4조원 늘린 32조원을 투자한다. 이 중 미래 사업에만 45%인 약 14조 4000억원을 쏟는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소프트웨어 기술력 등 전동화 중심의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기아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투자 계획과 관련해 기존 5개년 계획 대비 4조원이 증가한 총 32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이 중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45%로 기존 5개년 계획(37%) 대비 8%포인트 상향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EV6의 글로벌 성과에서 자신감을 얻은 기아가 올해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에 더욱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대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이 핵심이다.
기아는 "전기차의 수익 기여 비중은 2022년 5% 수준에서 2026년 32%로 늘어날 전망이며, 2030년에는 전체 수익의 절반을 넘는 53%까지 확대해 전동화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판매목표 더 올렸다… "EV 전환 가속화"
이날 기아는 앞서 2020년 발표했던 중장기 전략인 '플랜S'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구체화했다. 지난 3년간 전략을 실천한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기아는 ▲글로벌 판매 430만대 ▲전기차 160만대 판매를 통한 전동화 전환 가속화 ▲자율주행 기술과 커넥티비티 등 신기술 중심의 상품성 강화 ▲PBV 특화 전용 사업체계 구축을 중장기 계획으로 재설정했다. 앞서 2020년 세웠던 '플랜S'와 지난해 인베스터데이에서 제시한 목표보다 올려잡은 것이다.
우선 글로벌 판매의 경우 기존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 320만대를 시작으로 2026년 401만대, 2030년 430만대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판매목표 대비 2026년은 15만대, 2030년은 30만대 증가한 수치다.
전동화 전환은 올해 기대 모델인 'EV9'을 중심으로 가속화할 방침이다.올해 EV9을 비롯해 중국 시장 전략 모델인 EV5, 신형 레이EV 등 3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27년까지 총 15개 차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밝힌 계획 대비 신흥 시장용 파생 전기차 1종이 추가된 것이다.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기반으로 전기차 판매도 빠르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25만 8000대를 시작으로 2026년 100만 5000대, 2030년에는 160만대를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발표한 2026년 목표보다 19만 8000대(25%), 2030년 목표보다는 40만대(33%) 높아진 수치다. EV6로 확인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동화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기차 생산거점 다변화도 지속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오토랜드 광명을 기아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전환하고, 유럽에서는 2025년부터 볼륨 차급인 중·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과 연계해 2024년부터 여러 차급의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중국에서는 최근 공개한 EV5를 비롯해 중·소형급 전기차를 생산하고, 인도에서도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커넥티비티·자율주행 집중
전동화 전환의 핵심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자리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체제도 고도화한다. 기아가 꼽은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도의 4대 핵심 상품 전략도▲디자인 ▲성능 ▲커넥티비티 서비스 ▲자율주행이다.
기아는 우선 2025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공되는 OTA와 FoD 서비스를 통해 차량의 상태와 각종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이를 통한 추가 매출 및 수익 구조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자율주행기술 ‘오토모드’도 EV9을 시작으로 고도화한다.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에서 스티어링휠 제어가 필요 없는(핸즈오프)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HDP를 올해 안에 EV9에 적용할 예정이다.
2024년께에는 OTA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지원 최고속도 상향과 도로 인식률 개선 등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해 일부 구간에서는 전방 주시조차 필요 없는(아이즈 오프) 기능을 구현한다. 2026년에는 이를 강화하고 초고정밀 내비게이션이 연동되는 HDP2를 적용하겠단 목표다.
차량 개발 체계도 SDV 기반으로 전환한다. 기존 시스템별 독립적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 중심의 통합 제어가 가능하도록 개발해 신차 개발 속도는 높이고 비용은 낮출 수 있게 된다.
'니로 플러스'와 같은 PBV 사업 역시 본격화 한다. 2025년 중형급 PBV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후 PBV 시장 확대와 연계해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PBV 로보택시 ▲소화물이나 식품 배달 등에 최적화된 소형 PBV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하거나 이동식 오피스로도 활용될 수 있는 대형 PBV 등 차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업의 비전인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객과 브랜드 중심 조직문화를 내재화해 기아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고객 중심의 가치 창출을 위한 혁신 비즈니스 모델 실행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