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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밀문서 유출' 유엔 사무총장 감청 사실 추가로 드러나"


입력 2023.04.19 04:10 수정 2023.04.19 04:10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WP "구테흐스, 에티오피아 분쟁지역 방문 거절에 격노"

"우크라 방문 요청에 기뻐하지 않아"

"젤렌스키, 예고없는 메달 수여 행사하며 '우릴 팔아먹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AP/뉴시스

미국 정부에서 유출된 기밀 문건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사적인 대화를 도청한 문건이 추가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사무총장, 유엔 고위 관계자 및 보좌관 등이 외교적 만남에 대해 나눈 대화가 담긴 기밀문건 4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에티오피아 지역을 방문하려다 거부당하자 '격노'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7일자 문건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에티오피아 수도에서 열린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담 참석차 현지를 방문했을 당시 분쟁지역인 티그라이주를 들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데메케 메코넨 에티오피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으로부터 거부하는 서한을 받았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타예 아츠케 셀라시 암데 주 유엔 에티오피아 대표에게 항의와 함께 불만과 격노한 감정을 전달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재임 중 이 같은 서한을 전달받은 것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다른 기밀문건에 의하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2월 19일 유엔 한 관리에게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담에서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티그라이 지역 방문을 거부한 것을 사과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담 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3월 초 뉴욕을 거쳐 스위스와 이라크, 카타르를 연달아 방문했다.


또 다른 문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를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했을 때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뻐하진 않았다"고 명시했다.


해당 문건은 좋아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선 밝히진 않았다. 다만 유엔의 한 오랜 외교관은 익명을 빌려 "73세로 고령인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몇 주간의 해외 출장 뒤 우크라이나까지 장거리 비행을 하고 수도 키이우까지 자동차로 11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개인 비행기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문서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3월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 뒤 그의 대변인 스테판 두자릭에게 당시 '국제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불시에 진행된 데에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예고 없이 여군들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이후 구테흐스 총장이 우크라이나 군인들만 축하하는 듯한 암시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후 구테흐스 총장이 두자릭 대변인에게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갔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이 우리를 이용해 먹으려는 모든 행동을 했다"고 말한 것이 담겼다.


앞서 지난 12일 BBC는 구테흐스 총장과 부총장 등의 개인 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에 대한 구테흐스 총장의 의견도 담겨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놀랍지 않다"면서도 "놀라운 것은 그러한 사적 대화가 왜곡되고 공개되도록 허용한 불법행위와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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