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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코드인사 vs 尹 능력인사…외교장관으로 살펴보니 [尹, 새로운 국민의 나라 ⑨]


입력 2023.05.07 09:00 수정 2023.05.07 09:0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직전 文정권 5년 동안의 '좌회전'을

박진, 1년만에 노련한 '우회 코너링'

훼손됐던 우방과의 관계 극적 회복

"박진 역량으로 기간 압축적 단축"

박진 외교부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동안의 최대 변화로는 단연 '외교관계 정상화'가 꼽힌다. 직전 문재인정권 5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북·중·러 영향권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면, 현 정부 들어 1년만에 미국 국빈 방문과 한일 정상 '셔틀 외교' 복원 등으로 서방 세계와의 우호 관계를 단숨에 회복했다.


이전 정권의 운전석에 강경화·정의용 전 장관이 앉아 좌회전 깜빡이를 켰다면, 현 정부의 노련한 '우회전 코너링'을 이끈 운전석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정권 5년 동안 우리나라의 북·중 경도 현상이 심했다보니, 정권이 바뀌어 외교정책을 정상화한다고 해도 우방 미·일이 '간 보는 시기'가 상당히 길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박진 장관의 역량이 그 시기를 상당히 압축적으로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통상적으로는 2~3년에 걸쳐 꾸준한 노력을 해야 회복할 수 있을 수준으로 훼손됐던 우방과의 우호 관계를 박 장관이 아주 단기간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 1년 동안 박진 장관의 최대 공적으로는 12년만의 미국 국빈 방문을 이끌어낸 점이 손꼽힌다. 직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국빈 방미는 하지 못했다.


'나라의 최고 귀한 손님'으로 모신다는 국빈(國賓) 초청은 1년에 1~2회만 가능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첫 4년 임기 동안 4명 안팎의 외국 정상에게만 베풀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중 한 차례의 기회를 박 장관이 이끌어낸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미국 국빈 방문에 있어서 박진 장관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알고 있다"며, 박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을 거론했다.


박진 장관은 3선 국회의원이던 18대 국회 전반기에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다. 이 때 7선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다. 박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간의 '카운터파트'였던 셈이다.


서울대 법대 74학번으로 1977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박 장관은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만 37세에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우리 대통령과 해외 정상들 간의 외교 현장을 누볐다.


30대에 靑 비서관으로 정상외교 배석
외통위원장 때 바이든과 '카운터파트'
수십 년간 쌓아온 네트워크, 수준 달라
"前정권 인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사진 윗쪽),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아랫쪽)의 모습 ⓒ뉴시스

이후 원내에 진출해 16~18대 국회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르며 외통위원장을 비롯 줄곧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에서 경력을 쌓았다. 의원외교포럼 회장과 한미협회·한영협회장도 지냈다. 수십 년 동안 우방국의 수많은 정치인들과 쌓아온 네트워크가 직전 정권의 특채 출신이나 비례대표 의원을 한 차례 지낸 게 전부인 인사와는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서로 "토니" "진"이라고 이름으로 부르는 사이라는 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과는 하버드 케네디스쿨 선후배로 음악적 취미를 통한 개인적 교감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권 관계자는 "얼마전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방한했을 때에는 졸리 장관이 건넨 하모니카로 그 자리에서 즉시 캐나다 국가 '오 캐나다'를 연주해보여 깜짝 놀라게 했다"며 "졸리 장관은 어지간히 인상 깊었는지 SNS에 연주 영상을 올렸을 정도다. 고도의 전문성과 인맥을 갖고 있다보니 상대국 정상과 장관들의 심리를 꿰뚫고 친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 정권의 '코드 인사'와 대비되는 '능력 인사'의 일환으로 임명한 박진 장관을 두텁게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하기 전 당선인 신분일 때부터 박 장관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했다. 이어 첫 외교부 장관으로 박 장관을 임명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갑자기 결정된 영국 방문을 제외하고는 해외 순방 때마다 빠짐없이 함께 하고 있다.


박 장관 또한 대통령의 신임과 기대에 부응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당장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해 지난달 30일 귀국한 뒤, 이튿날인 이달 1일에는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중요 일정을 밀도 있게 소화한 박 장관은 3일 새벽 6시 30분에 귀국하자마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방한을 준비하는 중이다. 기시다 총리가 돌아간 뒤에는 다시 중남미 일정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신체적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행군을 하고 있다"며 "수십 년 동안의 경력으로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업무량이다. 전문성보다는 '코드 인사'를 했던 직전 정권에서는 소화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박 장관이 외시에 합격하고나서 해군장교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 결혼했을 때 윤 대통령이 하객으로 참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임명권자와의 인연이 오래 되긴 했지만, 외교부 장관 임명은 철저한 능력인사의 결과"라며 "사실 어떤 측면에서 봐도 직전 정권 외교부 장관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들께서도 잘 아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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