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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前총리 軍 체포되자 폭력시위 발생…사상자 20명


입력 2023.05.10 17:15 수정 2023.05.10 17:33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부패 혐의 불구속 상태 출두 후 나오다 체포…軍요원 추정

칸 지지자와 군경 충돌…최루탄·물대포 진압 나서

韓 외교부 "우리 국민 피해 없어"

9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법정 출두 길에 체포된 임란 칸 전총리를 태운 차량이 민간경비 호위를 받으며 앞으로 나가고 있다. ⓒAP/뉴시스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법정에서 국가 기관에 의해 체포되자 주요 도시 곳곳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져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칸 전 총리 측은 10일(현지시간) 군·경의 진압 과정에서 4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은 이날 이후에도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칸 전 총리는 전날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생체정보를 제공하던 도중 무장한 보안부대 병력에 붙잡혔다. 이들은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BA) 요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칸 전 총리 측은 정당한 법 집행의 체포가 아닌 장갑차를 몰고 와서 법원 출입문을 막아선 군사 조직의 '납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크리켓 국가대표 출신인 칸은 2018년 파키스탄의 실권 조직인 군부 지원으로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로 선출됐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난 등으로 의회서 불신임 투표가 통과돼 총리직을 잃었다.


현재 그는 외국 관리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아 은닉하고, 재계 거물로부터 토지를 불법 매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칸 전 총리는 미국이 연루됐다는 음모론을 내세우며 대규모 군중 시위를 조직하고 세바즈 샤리프 현 총리와 정부를 대상으로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유세 도중 총격으로 다리를 다치자 현 정부와 군부가 암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칸 전 총리에 대한 불법 체포로 수만 명에 달하는 칸의 지지자들이 경찰과 충돌해 최소 4명이 숨지는 등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지자들은 카라치, 퀘타, 라호르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경찰차를 불태우고 군 관련 시설을 공격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였다.


당국은 군·경찰을 동원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하며 진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국은 전국 주요 지역의 인터넷과 모바일 데이터망도 차단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펀자브주 등에는 집회 금지령도 내렸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며 "공관 홈페이지 및 교민 SNS 대화방에 안전공지를 게재했고, 비상 연락망을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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