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6시 26분께 조사 마치고 나와…21시간 동안 경찰 2차 소환조사
경찰, 구체적 투약 경위 및 위법 여부 확인 중…유아인 지인 4명도 입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약 21시간 동안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1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유 씨는 이날 오전 6시26분께 조사를 마친 뒤 '어떤 내용을 소명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말들을 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답했다.
취재진이 코카인 투약 혐의와 출석 날짜를 바꾼 이유, 마약 구입 경로 등을 물었으나 유 씨는 답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날 오전 9시 유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유 씨에게 투약한 마약 종류와 횟수, 구입 경로, 공범 여부 등을 캐물었다.
유 씨는 이날 오전 4시40분까지 피의자 신문을 받고 2시간 가까이 조서를 열람했다.
유 씨는 당초 지난 11일 조사받기로 했으나 돌연 조사를 거부하고 되돌아갔다. 청사 앞에 취재진이 많다는 이유였다. 유 씨는 지난 3월 1차 소환 때도 출석 일자가 언론에 알려지자 조사를 미룬 바 있다.
경찰은 현재 유 씨가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구체적인 투약 경위와 위법 여부를 확인 중이다.
유 씨가 투약한 혐의를 받는 마약류 가운데 프로포폴·케타민·졸피뎀은 마취와 수면유도 등 용도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경찰은 유 씨가 이 마약류들을 의료 목적과 무관하게 투약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유 씨가 투약한 마약류의 종류가 많고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유 씨가 2021년 한 해 동안 73회에 걸쳐 총 4040㎖가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기록을 넘겨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가 유 씨의 모발·소변을 정밀 검사한 결과, 프로포폴 외에도 대마·코카인·케타민 등 3종에서 추가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또 그의 의료기록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지난 2월27일 마약 감정 결과를 넘겨받았다. 또 2월 초부터 지난달 초 사이 유 씨에게 프로포폴 등을 처방한 것으로 의심되는 서울 강남·용산구 일대 병·의원과 유 씨의 한남동· 및 이태원 자택 등을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유 씨는 지난 3월 첫 조사에서 일부 대마 흡입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 프로포폴과 케타민 투약은 치료 목적이었으며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전날 오전 유 씨의 지인인 미대 출신 작가 A 씨도 불러 이날 오전까지 조사했다. 경찰은 앞서 유 씨의 마약류 투약을 돕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로 A씨 등 주변인 4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