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득점 선두 주민규, 6월 A매치 소집명단서 제외
전임 벤투 감독 이어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외면
클린스만 감독, 기존 황의조·조규성·오현규 더 신뢰
K리그 최고 토종 공격수로 평가 받는 주민규(울산현대)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에게도 외면 받았다.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6월 A매치 소집명단(23명)에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주민규의 대표팀 발탁 여부는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왔다.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서 활약하던 2021시즌 K리그서 22골로 국내 선수로는 5년 만에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과 똑같은 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대표팀 소집 때마다 번번이 주민규를 외면했다. 실력 면에서는 대표팀에 뽑혀도 손색이 없었지만 아쉽게도 벤투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새롭게 출범한 클린스만호에서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백지 상태로 새롭게 출발하는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를 눈 여겨봤고, 주민규는 울산현대로 이적한 올 시즌 맹활약을 펼쳤다.
주민규는 올 시즌 K리그1서 8골로 나상호(FC서울)와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나상호보다 1경기에 덜 나섰기 때문에 이대로 시즌이 종료된다면 주민규가 득점왕이다.
여기에 주민규는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앞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졌던 황의조(FC서울)와 조규성(전북현대)이 올 시즌 K리그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주민규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는 홍명보 울산 감독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홍 감독은 “지금 공격수 중에 주민규만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가 있냐”라며 “(클린스만 감독이) 좀 많이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주민규의 대표팀 발탁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황의조, 조규성, 오현규(셀틱) 등 지난 3월에 발탁했던 선수들을 또 다시 선택한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에서 이 3명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들이 있다”며 주민규를 에둘러 언급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잠시 골을 못 넣을 수 있지만 그걸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아직 부임 초기이긴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기존 스트라이커들에 대한 신뢰는 굳건해 보인다. 이번에도 주민규가 대표팀에 비집고 들어갈 틈은 좁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