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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리틀야구단 감독이 학생 폭행 및 욕설" vs 감독 "잘하는 뜻으로 툭툭 친 정도"


입력 2023.06.14 17:54 수정 2023.06.14 17:56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학부모 12명 '아동학대 혐의 고소장' 제출, 경찰 수사 시작…상습 폭행 및 수차례 욕설 주장

감독 "조금 세게 말 한 정도…내용 과장 됐다" 반박

피해 선수들이 작성한 진술서들 ⓒ연합뉴스

프로 야구선수 출신의 한 리틀야구단 감독이 다른 구단 유소년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인천의 A 리틀야구단 학부모 12명은 B 리틀야구단 감독 C 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학부모들은 고소장을 통해 C 씨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인천 중구의 한 운동장과 실내 연습장에서 A 야구단 소속 선수 여러 명을 상습 폭행하고 위협적인 말과 욕설을 여러차례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C 씨가 지난해 5월께부터 A 야구단과 같은 운동장을 사용하며 함께 훈련하는 과정에서 A구단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입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C 씨는 야구를 잘 못하거나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A 야구단 소속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하거나 욕설을 퍼부었다. A 야구단 소속 선수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또 C 씨가 야구방망이로 선수들의 머리와 허벅지를 때리거나 야구공을 몸에 던지는 등 야구용품으로 폭행하는 일도 빈번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C 씨가 선수들을 향해 손가락 욕을 하거나 'X발', '개XX', 'X같네' 등 욕설을 퍼붓는 장면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선수는 부모가 보는 앞에서 이런 행위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C 씨가 A 야구단 감독이 없거나 한눈을 팔 때마다 이런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제 제기를 할 경우 자녀들이 앞으로 야구하는데 어려움이 생길까 봐 무서워서 참았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고소장과 함께 선수들이 직접 쓴 진술서도 경찰에 제출했다.


A 야구단의 한 초등학생 선수는 진술서를 통해 "C 감독님이 저와 다른 선수들에게 심한 욕설을 했고 뒤통수를 세게 때리기도 했다"며 "펑고(수비 연습용 타구)를 받을 때 집중하지 않으면 배트로 공을 쳐 위협하거나 이 타구에 맞는 경우도 있었다"고 썼다.


또 다른 선수는 "연습할 때 감독님이 야구공으로 머리를 세게 때려 너무 아파 눈물이 났다"며 "실내 연습장에선 빨리 가지 않는다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맞아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창피해서 울진 않았다"고 적었다.


경찰은 현재 고소장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피해 학생들의 진술을 청취한 뒤 순차적으로 피고소인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C 씨는 통화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잘하라는 뜻으로 툭툭 치거나 조금 세게 말을 한 정도였는데 내용이 과장된 것 같다"면서 "직접 학부모들을 찾아 '훈계 목적이었는데 이렇게 돼 미안하고 잘못했다'고 사과를 했다"는 입장이다.


C 씨는 프로 야구선수 출신으로, 1990년대에 선수 활동을 하다가 은퇴했다. 이후 구단과 초중고등학교 야구부 등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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